휴대폰 해킹 사건 여파로
머독 제국 후계구도 먹구름
머독 제국 후계구도 먹구름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81)의 아들 제임스 머독(40)이 3일 영국 최대 위성방송 비스카이비(BSkyB)의 회장직을 사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휴대폰 음성메시지 해킹 사건의 여파로 머독 미디어 제국의 후계 구도에 먹구름이 끼는 분위기다.
제임스는 사임 성명에서 “내 회장 직함이 비스카이비에 (비난이 집중되게 하는) 피뢰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조직에서 일어난 일이 비스카이비와 연결되는 것을 막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임스는 이사 자리는 유지하고, 회장직은 사모펀드 운용자 니컬러스 퍼거슨이 맡기로 했다. 제임스의 사임은 이달 말 의회 조사위원회의 휴대폰 해킹 사건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결정됐다. 그는 앞서 아버지 루퍼트 머독의 언론 그룹인 뉴스코퍼레이션의 영국 신문 자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 회장직도 그만뒀다. 영국 의회는 그가 청문회에서 뉴스코퍼레이션이 발행하던 <뉴스 오브 더 월드>가 유명인들 휴대폰을 해킹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거짓 증언한 데 대한 처벌도 검토하고 있다.
1000만 가입자를 지닌 비스카이비의 회장직에서 제임스가 물러나면서 머독 일가가 심혈을 기울여온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머독 쪽은 비스카이비의 지분 39.1%를 보유한 1대 주주이지만 126억달러(14조2191억원)를 들여 회사를 완전히 장악하려고 시도해왔다. 하지만 여론 독과점에 대한 반발이 거세고 해킹 사건마저 터지자 이 계획을 접었다. 머독 쪽은 최근에는 컴퓨터 해킹과 영국 경찰관들에 대한 뇌물 공여 의혹까지 불거져 곤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해킹 사건에 연루된 쪽에 방송 허가권을 주는 게 온당한지도 검토하고 있어, 머독 일가는 자칫 영국 방송 분야에서 퇴출당할 가능성까지 있다.
후계자로 키운 제임스가 잇따라 낙마하면서 머독 일가의 세습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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