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국방부 추진…주민들 반발
영국 국방부가 7월 열리는 런던올림픽 때 주민 거주 아파트 건물에 지대공 미사일을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비비시>(BBC) 등 영국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런던 동부의 올림픽 공원 인근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국방부로부터 ‘고속미사일(HVM) 시스템’이 설치될 수 있다는 전단을 받았다. 모두 700명이 사는 이 아파트의 주민인 브라이언 웰런은 병사들이 대형 상자들을 아파트로 운송하는 것을 보았다며, 아파트 관리 회사가 미사일 설치 포스터를 붙이고 전단을 나눠줬다고 전했다.
영국 국방부가 설치하려는 무기 시스템은 이른바 고속미사일 시스템으로, ‘렉싱턴 빌딩 워터 타워’라는 건물에 설치될 예정이며, 이 건물에는 주민용 아파트가 있다. 국방부는 전단에서 이 미사일이 주민들에게 위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며 “확인된 극도의 안보위협에 대응해 정부의 최고위층의 특별 명령 때에만 사용이 허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방부는 “미사일 설치 장소는 올림픽 공원에 인접한 곳으로 선정됐으며, 인근에 대한 좋은 조망을 갖고, 올림픽 공원 위의 모든 상공을 시야로 확보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실제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런던 동부는 그 파편을 뒤집어쓸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발이 확산되자 국방부 대변인은 이 아파트에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배치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이미 지난 크리스마스 전에 발표한 대로 지상 방공 시스템이 올림픽에 대비한 다층적인 방공계획의 일환으로 배치될 수 있으며, 이는 올림픽 기간 중에 런던 상공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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