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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그리스 ‘유로존 탈퇴 불사’ 강공…EU ‘달래기’로 선회

등록 2012-05-17 20:43수정 2012-05-17 21:44

치프라스 “유럽인 삶 놓고 포커놀이 말라” 긴축완화 촉구
메르켈 “그리스 경제부양 프로그램 논의” 정책 수정 비쳐
유럽중앙은행은 그리스 4개은행 유동성 공급 중단 압박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둘러싼 ‘벼랑 끝 싸움’에서 공수가 뒤바뀌고 있다. 그리스 정치권에서 유로존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그동안 그리스의 유로존 축출을 위협하던 독일과 유럽연합은 이를 달래려고 부심하고 있다.

그리스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당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16일(현지시각) 긴축정책을 고집하는 유럽연합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긴축이라는 병이 그리스를 파괴한다면, 이는 유럽의 나머지 지역으로도 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럽의 지도층, 특히 메르켈 총리는 사람들의 삶을 놓고 벌이는 포커 놀이를 중단해야 한다”며 그리스에 구제금융 조건으로 부과된 긴축정책을 완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은행들이 그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유럽인들을 희생시켜 이익을 얻으며, 가난과 곤경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주장하는 시리자는 지난 8일 선거에서 제2당으로 올라섰고, 연립정부 구성 무산으로 6월17일 치러질 재선거에서 1당 부상이 유력한 상태다.

유럽연합의 주축으로 긴축정책을 주도하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경제를 성장시킬 부양 프로그램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기존의 긴축 일변도 정책 수정 의사를 보였다.

그는 미국 <시엔비시>(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리스를 유로존에 유지할 의지와 결의를 갖고 있다”며 그리스 경제 부양정책 등에 여지를 뒀다. 그는 “만약 그리스 관리들이 유로존에서 성장을 추구하는 부양책을 찾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열린 자세로 그리스의 이익에 맞게 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과 긴축정책을 가장 원칙적으로 주장하던 유럽중앙은행 쪽도 유연한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이 은행 행사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계속 남는 것이 우리의 강력한 희망임을 언명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그리스의 유로존 축출을 배제하지 않았던 메르켈 총리와 드라기 총재의 이런 발언은 유럽연합 쪽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감당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이를 막기 위한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음을 뜻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해석했다.

유럽연합 쪽은 그리스의 재선거를 그리스의 유로존 회원 자격에 대한 재선거로 규정하고, 그리스 국민들을 향한 압박과 달래기도 병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유럽연합 주요 기구의 지도자들이 모인 이번주 한 모임에서 이런 대처방안이 합의됐다며, 이는 지난해 말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당시 총리가 2차 구제금융 조건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해 돌파했던 전례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임에 참석한 유럽의 한 재무장관은 “만약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할 안정된 정부가 없다면, 우리는 ‘플랜B’를 채택해야만 할 것이라는 점을 그리스 국민들에게 명확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은 이날 그리스의 4개 은행에 대해 정상적인 유동성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해, 압박도 가했다. 유럽중앙은행 쪽은 4개 그리스 은행이 그리스 중앙은행의 ‘비상 유동성 공급’을 받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으나, 이런 조처는 국제 금융체제에 대한 그리스 금융권의 접근 차단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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