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21% 득표로 타디치 3선 저지
친러 성향…EU 가입협상 더딜듯
친러 성향…EU 가입협상 더딜듯
20일 치러진 세르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강경 민족주의자인 토미슬라브 니콜리치(60·세르비아진보당)가 당선돼 보리스 타디치 현 대통령(민주당)의 3선을 저지했다.
41%가 개표된 21일 현재 니콜리치가 50.21%를 얻어, 46.77%에 그친 타디치에 앞서고 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세르비아의 독립적 여론조사기구는 니콜리치 49.4%, 타디치 47.4%의 득표율로 니콜리치의 승리를 예상했다. 개표 결과는 이날 밤에나 나올 예정이지만, 타디치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이번 세르비아 대선은 유럽연합 가입을 적극 추진해온 친서방 집권당과 친러시아 성향의 민족주의 우파 야당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앞서 지난 6일 총선에서는 과반 득표를 한 정당이 나오지 않았다. 타디치의 민주당이 다른 좌파정당들과 연정을 꾸리는 데 성공할 경우, 우파 정부-좌파 의회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타디치 정부 시절 세르비아는 유럽연합 가입의 발판을 깔고 올해 말부터 본격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니콜리치의 당선으로 변수가 생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니콜리치 정부가 유럽연합 가입 협상을 조속히 시작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여기에는 1990년대 인종 학살로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은 유고슬라비아 내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민족과 종교 갈등이 뒤섞인 유고 내전은 1995년 세르비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가 평화협정에 조인해 일단락됐지만, 2008년 일방적 독립을 선언한 알바니아계의 코소보는 여전히 분쟁의 씨앗을 안고 있다. 니콜리치는 20일 “세르비아는 유럽연합(가입)의 길을 계속 가겠지만, 코소보도 보호할 것”이라며, 사실상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니콜리치는 현재 인종학살 혐의로 헤이그 전범재판에 넘겨진 보이슬라브 셰셸의 극우파 정당에 참여한 전력이 있으며, 1990년대 내전 당시 “더 위대한 세르비아”를 주창한 바 있다. 화해와 통합을 내세운 유럽연합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대목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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