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아이 가져 유명세 탄 영국 부부
아이 6명 숨진 방화사건 용의자 지목
아이 6명 숨진 방화사건 용의자 지목
17명의 아이를 가져 ‘다산의 왕’으로 유명한 영국의 믹 필포트(55) 부부가 방화로 6명의 아이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최근 발생한 화재 사건이 그들이 저지른 짓이라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 등은 30일, 믹 필포트와 그의 아내 메어리드(31)가 방화 사건의 혐의자로 31일 더비셔 하급법원 법정에 섰다고 전했다. 법정 주변은 이 부부를 비난하는 사람들로 붐볐고, 한 여성은 법정에서 큰 소리로 이들에게 욕을 퍼붓다가 끌려 나가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중부 더비에 있는 이들의 집에서 지난 11일 불이 나 5~13살 아이들 6명이 숨졌다. 화재 사건의 원인을 조사해온 경찰은 누군가가 집 바깥에서 우편함으로 휘발유를 흘려넣은 뒤 성냥이나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방화범을 쫓던 참이었다.
경찰은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경찰 대변인은 “그들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지만, 재판이 공정하게 이뤄지기 위해서 선입견을 줘서는 안 된다”며 자세한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믹 필포트는 2007년 지방의회에서 아내와 여자친구 등과의 사이에서 난 14명의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는 더 넓은 집이 필요하다고 청원하며 유명세를 탔다.
화재 사건 뒤 그들의 집 앞에서는 전국에서 보내온 위로의 꽃다발과 선물들이 쌓였고, 필포트 부부는 화재 사건 닷새 뒤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 감사한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필포트는 화재 속에서 아이들을 구하려던 ‘영웅’으로 떠받들여졌다가 법정에 서게 됐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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