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규모 크고 정치적 안정
유로화에 매달릴 이유 적어
스펙시트 논의는 이미 시작
유로화에 매달릴 이유 적어
스펙시트 논의는 이미 시작
지난 28일 방키아 은행에 대한 스페인 정부의 구제금융 방침이 발표된 이후, 스페인 증시와 국채금리는 물론 유로존도 직격탄을 맞았다. 스페인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로 유로화 가치와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 이탈)보다 ‘스펙시트’(스페인의 유로 이탈)가 더 먼저 닥칠 거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 칼럼니스트 매튜 린은 30일 <월스트리트저널>의 온라인 금융정보 매체인 <마켓워치>에 게재한 칼럼에서 스페인이 그리스보다 먼저 유로를 이탈할 수밖에 없는 6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유럽연합 4위인 스페인의 경제규모가 ‘구제’ 해주기엔 너무 크다는 문제가 있다. 그리스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스페인의 15% 수준인 2300억유로이기 때문에, 유럽연합은 좀 과장을 보태 ‘영원히’ 그리스를 보조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만일 스페인 경제가 붕괴한다면, 방법은 스페인 스스로 열심히 일하는 것 뿐이다.
스페인이 이미 긴축에 신물이 나있다는 점도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높인다. 지난해부터 스페인의 ‘분노한 사람들’은 마드리드 등 곳곳에서 긴축 반대 시위를 벌여왔다. 스페인 시민들은 유로존에 남기 위해 치러야 할 혹독한 긴축을 견딜 의사가 없어 보인다.
또 스페인은 그리스와 달리 ‘실물 경제’를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그리스는 관광 이외에 실제로 생산하는 것이 별로 없다. 유로존 밖의 삶이 두려운 이유다. 반면 스페인은 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6%로 영국이나 프랑스와 비슷하다. 유로 밖에서의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가 별로 없다.
게다가 스페인은 다른 유로 국가들에 비해 정치적으로도 안정된 나라다. 그리스는 터키가 아닌 유럽에 속하고 싶어하고, 라트비아는 러시아가 아닌 유럽의 일부로 남고 싶어한다. 하지만 스페인에는 유로에 남아야 할 이런 ‘정치적 이유’가 없다.
스페인어를 쓰는 남미 경제도 스페인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스페인은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대신 상황이 더 나은 남미 시장으로 언제든 중심축을 이동할 수 있다.
끝으로 스페인에서는 ‘스펙시트’ 논의가 벌써 시작됐다. 경제학자와 전문가들은 스페인 경제의 근본 문제를 ‘유로화’와 이로 인한 부동산 버블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전 화폐인 페세타로 돌아가면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유로존 탈퇴라는 말은 스페인에서 더이상 터부가 아니다.
린은 이런 6가지 근거를 토대로 “스페인이 협상을 통해 유로를 첫번째로 탈퇴하는 것은 논리적 수순”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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