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토론회
7개 정당 대표 자연자원 주제 토론회하다
극우정당 대변인 말싸움 끝 상대편 폭행
극우정당 대변인 말싸움 끝 상대편 폭행
“이런, 파시스트!”(리아나 카넬리)
“뭐라고 이런 늙은 빨갱이가?”(이리아스 카시디아리스)
그것은 다소의 욕설과 모욕적인 언사가 오가는 뜨거운 말싸움이었다. 재정긴축 문제를 둘러싼 국론 분열로 17일 총선을 다시 치르게 된 그리스의 7개 정당 대표가 7일 아침(현지시각) 수도 아테네의 한 민영 방송 스튜디오에 모여 생방송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애초 논의의 주제는 그리스가 가진 자연 자원이었지만, 토론이 격해지며 화제는 2차 대전 이후 공산주의자들과 우파들 사이에 치열하게 진행됐던 ‘그리스 내전’과 1974년 종언을 고한 군정으로 넘어갔다.
공산당의 여성 당원 리아나 카넬리(58)가 옆에 앉은 그리스 극우 정당 ‘황금새벽당’의 대변인 이리아스 카시디아리스(31)를 “파시스트”라고 모욕했다. 이 말을 듣고 ‘멘붕 상태’에 빠진 카시디아리스는 목소리를 높여 카넬리를 “늙은 빨갱이”라며 반격했다. 결정타는 지난 5월 선거에서 2위를 하며 약진한 그리스 급진 좌파 정당 시리자의 레나 두루가 던진 한마디였다. “당신 같이 이 나라를 500년 전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사람들이 그리스 국회에 입성한 것은 민주주의의 위기다.”
외국인 혐오증을 부추기는 신 나치 정당인 카시디아리스의 황금새벽당은 그리스 경제위기를 틈타 지난 5월 총선에서 약진했다. 2009년 선거의 득표율은 0.31%였지만, 지난 선거에서는 그보다 20배 높은 7%였다. 그들은 스스로를 민족주의 애국자 집단이라고 말해왔지만, 밀입국자들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에 대인 지뢰를 부설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놓았으며, 그리스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에 대해 노골적인 적개심을 표출해왔다. 그런 이들이 300명 정원인 그리스 국회에 21명이나 진출한 것이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말에 격분한 카시디아리스가 맞은편에 앉은 두루의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이날의 소동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어처구니없는 돌발 상황에 당황한 카넬리가 그를 신문지로 때리자, 흥분한 카시디아리스는 카넬리를 걷어찬 뒤 오른쪽-왼쪽-오른쪽으로 이어지는 3단 ‘따귀’ 콤보를 선보였다. 방송은 5분 동안 중단됐고, 이후 카시디아리스가 빠진 채 나머지 토론이 진행됐다.
그리스 정부는 “카시디아리스의 이날 행동은 유권자 모두에 대한 폭력”이라고 말했고, 물잔 세례를 받은 극좌 시리자 정당은 “범죄 집단의 진짜 얼굴이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폭행 사태 이후 관계자들에 의해 방송국의 한 방에 감금됐던 카시디아리스는 문을 부수고 도망쳤다. 그리스 경찰은 그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그리스 특수 부대 출신으로 외국인을 공격한 여러 혐의를 받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화보] 앗싸, 호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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