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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스페인, 우간다 얕보다 ‘대망신’

등록 2012-06-13 14:19수정 2012-06-13 15:49

재무장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공개돼
우간다 경제 오히려 견실 비웃음 받기도
“스페인은 우간다가 아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유럽연합과의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루이스 데 긴도스 재무장관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최근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재무장관에게 ‘굿 딜’을 촉구하면서 “우리는 유럽 4위 강대국이다. 스페인은 우간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가만히 잘 살고 있는 우간다를 무시하며 스페인의 국력을 자만한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우간다에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지는 등 스페인 총리의 교만과 무례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일부에서는 역설적으로 ‘스페인이 우간다가 될 수 없는’ 근거들을 제시해 라호이 총리의 낯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스페인과 우간다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봤더니, 전세계 경제의 재앙이 되고 있는 스페인을 감히 견실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우간다에 비교할 수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12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 방송의 보도를 보면, 스페인의 실업률은 24%인 반면 우간다는 4.2% 수준이다. 또 스페인 경제가 지금보다는 나았던 2010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면, 스페인은 -0.1%, 우간다는 5.2%였다. 물론 같은 시기 스페인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1800달러로 우간다의 1250달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건 사실이다. 여기에 국제정세에서 차지하는 두 나라의 비중에도 차이가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구제금융을 빌려와도 회생할까 말까한 스페인이 열심히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우간다를 얕잡아 볼 처지는 아닌 것이다.

특히, <비비시>가 두 나라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차이는 더 도드라진다. 스페인 동남부 무르시아에 사는 안드레스 그란다(27)는 대학 졸업 뒤 1년간 실직상태였다가 지난주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그의 전공은 드라마다. 그란다는 “스스로에게 ‘넌 지금 27살이야. 네 청춘을 낭비하고 있어’라고 말한다. 거의 모든 내 친구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무르시아를 떠나야했다. 지금 스페인에는 두가지 정서가 있다. 우울과 분노”라고 암울한 스페인 상황을 전했다.

반면,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아모스 웨케사(38)의 말에서는 희망이 넘쳤다. “많은 우간다인들은 서방보다 나은 삶을 산다. 우간다는 점점 좋아지고 있는 나라이며, 점점 더 많은 서방 사람들이 사업을 하기 위해 우간다로 온다. 우간다는 아름답고, 세계의 조류종 11%와 마운틴고릴라가 이곳에 산다.”

<아프리카 컨피덴셜> 에디터인 패트릭 스미스는 라호이 총리의 ‘실수’에 대해 “19세기 유럽의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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