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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인 절반 “레닌 유해, 이제 매장해야”

등록 2012-06-14 19:08

주검 88년간 유리관에 공개전시
문화장관도 지지…푸틴뜻 담긴듯
역사 속의 유명 인물 중에는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을 이끌었던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1870~1924)도 그 중 한명이다.

레닌은 사망한 이래 88년 동안이나 모스크바 붉은광장의 영묘궁에서 유리관 속 미라로 공개 전시되고 있다. 그의 주검을 이젠 그만 매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러시아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레닌 유해의 매장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매장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6%에 그쳤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0%였다. 지난달 또다른 여론조사에선 매장 찬성론이 56%에 이르렀다.

지난 9일 러시아 역사학자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문화부장관은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레닌의 유해를 안장하고 영묘궁은 박물관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레닌 유해 매장론은 1991년 옛소련이 무너지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레닌이 러시아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정치적 상징성이 워낙 커서 찬반양론이 격렬히 맞서왔다. 2009년엔 러시아 하원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으나 결론을 내지 못할 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이기도 하다. 당시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대표는 “레닌의 기억을 지우려는 것은 러시아 연방의 존엄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대선에서 중도보수 성향의 통합러시아당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세번째 집권에 성공하면서 레닌 유해 매장론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메딘스키 장관은 자기 발언이 ‘사견’이란 토를 달았지만, 푸틴 정부의 의중이 실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의 정치적 양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대통령 시절인 지난해에 “레닌 주검의 이장 결정은 정치적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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