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박빙…연정협상 난관 예고
유로존 위기의 방향을 1차적으로 가를 그리스 재총선에서 보수 신민당과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최종 개표가 발표될 때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팽팽한 접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치러진 이번 선거는 출구조사 발표부터 두 당이 1위를 놓고 엇갈리는 발표가 함께 나왔다. 그리스 ‘스카이텔레비전·퍼블릭 이슈’가 공개한 출구조사에선 급진좌파연합이 25~31%를 얻어 신민당(25~30%)을 박빙의 차이로 제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당(11~15%), 그리스독립당·민주좌파(6~9%), 공산당(4~7%), 황금새벽당(4~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그리스 국영방송이 발표한 출구조사에선 신민당이 27.5~30.5%, 시리자가 27~30%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쪽의 예측이 맞든지 상관없이 이번 재총선에서 어느 정당도 단독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그리스 각 정당들은 또다시 연정 협상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구제금융 재협상파와 찬성파, 어느 쪽이 집권하더라도 유로존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번지면서, 유럽 기업과 은행들의 그리스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 최대 유통업체인 카르푸르(까르푸)는 선거 전날인 16일 그리스 시장 완전 철수를 전격 결정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전했다. 지금까지 그리스 철수를 결정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업체다. 이에 앞서 프랑스 3위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도 그리스 지방은행에 투자한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차 총선 때 1, 2위를 차지한 신민당과 시리자가 경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신들은 최근 실시된 비공식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신민당이 28~31%를 득표해 시리자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제1당이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신민당의 위기 해결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그리스는 물론 스페인의 자본 이탈 현상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최근 들어선 이탈리아까지 이 현상이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4월 예금 인출액이 31억유로에 이른 스페인은 5월 말부터 예금 인출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다니는 유동자금이 부쩍 늘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그리스 재총선 뒤 유로존 금융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 국제수지 펀드에서 자금을 끌어모아 긴급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5일 공식 선거운동을 마감하며 안도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는 “유로존 탈퇴가 아니라 경제위기 탈출을 이끌겠다”며 지지를 호소했고,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도 “유로존이 아니라 혹독한 긴축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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