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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스페인 은행부실 1527억유로 추정…이번주에 ‘공포의 성적표’

등록 2012-06-19 22:22수정 2012-06-20 08:42

은행권 불량채권 8.72%
18년만에 최고치 달해
자산건전성 이주 발표
“구제액, 추산치 4배될듯”
스페인 국채 7%대 진입
문제는 그리스보다 스페인이었다. 그리스 총선에서 구제금융에 찬성하는 신민당이 제1당이 되면서 시장에 감돌았던 안도감은 또다시 한나절 만에 사라졌다. 18일(현지시각) 스페인 은행권의 불량채권 비율이 5월에 18년 내 최고치인 8.72%로 높아졌다는 소식은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이는 스페인 은행들의 부실자산이 1527억4000만유로(232조원)에 이른다는 뜻이다. 한달 전에 비해 불량채권 비율은 0.35%포인트가 올랐고 금액으로 48억유로(7조원)가 늘어났다. 보통 불량채권 비율이 1% 이내여야 건전한 은행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스페인은 부도 위기에 처한 은행을 살리기 위해 구제금융 신청계획을 밝혔고, 아직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10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이 투입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스페인 은행들에 이 돈을 다 쏟아부어도 위기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불량채권 때문이다. 부동산 거품 와중에 대출된 돈이 부동산 가격 폭락과 함께 급격히 부실화되고 있고, 이는 결국 다시 은행의 위기로 돌아와 경기를 침체시키는 악순환에 빠진 셈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이번주 발표될 국제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과 롤랜드버거가 진행하고 있는 스페인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자산 건전성 평가) 결과다. 유럽 경제위기의 변곡점이 될 또다른 ‘치명적인 한주’인 셈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 콘피덴시알>은 여러 시장 전문가의 분석을 종합해 두 컨설팅업체가 스페인 은행권이 구제되기 위해서는 모두 150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8일 발표한 400억유로의 4배에 가까운 돈이다. 이 신문은 기존 예상치가 개인 모기지론에 대한 손실을 너무 적게 계산했고, 비슷하게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위기를 겪고 있는 아일랜드 수준의 손해를 본다고 가정할 경우 적어도 600억유로 이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식에 유럽과 미국 주식시장은 크게 출렁였고,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8일 낮 유로화 출범 뒤 최고치인 7.22%까지 높아졌다. 사실상 국가부도 위기에 들어선 수준의 수익률이다. 스페인 다음으로 위기를 겪을 주자로 꼽히는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6.081%로 자금조달 위험선을 돌파했다. 스페인 정부는 다급하게 유럽이 한목소리로 스페인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해줄 것을 호소했다. 스페인 예산장관 크리스토발 몬토로는 “유로화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스페인 경제에 대한 의심이 지속되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은 반드시 유로화를 분쇄하려는 시장의 압력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올해 안에 300억유로의 자금을 국채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이지만 이런 수익률 아래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19일 2개월과 18개월 만기 국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수익률은 각각 지난달보다 2.0% 이상 훌쩍 뛰었다. 21일 2~5년 중기국채의 발행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다.

눈길은 결국 이달 말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전유럽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메릴린치의 전략분석가 존 레이스는 “유럽중앙은행은 이번주 안에 뭔가 조처를 취해야 한다”며 “최근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과 그리스 총선 결과에 따른) 안도 랠리가 얼마나 빠르게 사라졌는지를 본다면 이제 남은 시간은 거의 없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런던지사 유럽 금리전략팀장 닉 피루지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어떤 사람들은 유럽의 정상들을 다 한방에 넣고 문을 잠가버려야 한다더라”며 위기가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는 와중에서도 표피적인 해결책만 내놓고 있는 정치인들을 꼬집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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