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정책 책임’ 부담 회피 의도
구제금융 재협상서 분열할수도
구제금융 재협상서 분열할수도
그리스의 새 연립정부가 출범부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도 우익 신민당 주도의 연정에 참여한 좌파 정당들이 소속 의원들의 내각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는 20일, 사회당은 연정 정부를 의회에서 지지할 것이나 소속 의원들이 내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정에 참여한 민주좌파의 지도자들도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사회당과 민주좌파의 내각 불참 결정은 국민들의 가장 큰 불만을 사고 있는 긴축 정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 신민당을 중심으로 한 사회당과 민주좌파의 3당 연정은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포괄적 준수를 공약했으나, 그리스의 부담을 더는 재협상도 약속했다.
구제금융 재협상에서 그리스의 핵심 요구는 정부의 지출삭감 등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독일 등 유럽연합 쪽은 구제금융의 상환기간 연장 등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긴축정책 완화는 완강히 거절하고 있다.
연정에 참여한 사회당과 민주좌파는 신민당과 정치적 이념과 기반이 달라, 벌써부터 안정적 연정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연정이 유럽연합과의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에서 국민들을 만족시킬만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조기에 붕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총선에서 제2당을 차지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는 긴축 완화 등 구제금융 조건의 파기를 내걸고 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임 총리는 20일 신임 재무장관에 재정 공무원 출신인 바실리오스 라파노스 그리스국립은행 총재를 지명하고, 유럽연합과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에 들어갔다. 내각제인 그리스에서 정치인이 아닌 전문 관료가 재무장관에 지명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리스 신정부가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에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음을 의미한다.
라파노스 신임 장관은 21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에 참석해, 구제금융 조건을 놓고 재협상을 시작했다. 라파노스는 30년간 재무 관련 공무원으로 일한 전문 관료로 지난 2000년 그리스의 유로존 가입 협상 때 그리스 대표로 일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군사독재 정부에 항거하는 폭탄공격을 주도한 좌파 그룹에 관여해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세수와 탈세 방지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그리스 재정적자의 한 원인인 탈세에 강력한 조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조정래·이문세·차인표…“MBC 파업 지지합니다”
■ 거칠어진 손학규의 입 “민생은 똥이라고 생각”
■ 아내·동생·처남 죽여 20억 보험금 탄 ‘악마’
■ ‘김태희·고소영 가방’…짝퉁 상품에 짝퉁 마케팅
■ 어버이연합 “근혜야 울지마라 오빠가 있다”
■ 조정래·이문세·차인표…“MBC 파업 지지합니다”
■ 거칠어진 손학규의 입 “민생은 똥이라고 생각”
■ 아내·동생·처남 죽여 20억 보험금 탄 ‘악마’
■ ‘김태희·고소영 가방’…짝퉁 상품에 짝퉁 마케팅
■ 어버이연합 “근혜야 울지마라 오빠가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