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부실 오염에 경제 위기”
지정학적 중요성에 주변국 촉각
EU, 지원요청에 오히려 환영 뜻
지정학적 중요성에 주변국 촉각
EU, 지원요청에 오히려 환영 뜻
유로존 회원국 키프로스가 25일 유럽연합에 은행 부실을 정리할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유로존 회원국 중 5번째 구제금융 요청이다. 유럽연합 쪽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명하고 공식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유로존 회원국 중 몰타와 에스토니아 다음으로 작은 경제규모를 가진 소국인 키프로스의 구제금융에 유럽 국가들이 이렇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이는 경제 위기가 지정학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키프로스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요청한 지원의 목적은 그리스 경제에 많이 노출되어, 금융 분야를 통한 부정적 오염 효과 때문에 일어난 키프로스 경제의 위기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형적인 그리스 부실 ‘전염효과’다.
키프로스는 이날 유럽연합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도 러시아·중국 등 회원국 바깥 국가와도 자금지원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프로스는 이미 지난해 금융위기로 인해 러시아로부터 25억유로를 지원받은 상태이다. 키프로스의 역외(옵쇼어) 금융시장은 러시아 금융회사들이 최대 고객이다. 키프로스는 러시아 쪽에도 추가 지원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 역시 이를 검토하고 있다.
키프로스의 이런 협상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의 지정학적 안보 우려를 낳고 있다. 키프로스에 해군 기지가 있는 영국은 지난해 키프로스에 금융 지원을 검토하기도 했다. 나토 가입국인 터키 역시 키프로스에 안보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어, 금융지원을 통한 러시아의 키프로스 개입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이 때문에 그동안 키프로스 정부에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하라고 압력을 가해왔던 터다.
최근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한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인구 100만명의 이 나라가 은행 부실을 정리하려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5%인 4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말 돌아오는 부채 등까지 감안하면 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제금융을 요청한 나라들이 늘어나면서 28~29일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의 과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이날 회의에 보고될 초안에 강력한 회원국 재정통합 강화안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이 유로존 17개 회원국의 통합 재무부 역할을 하며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을 통제하는 권한을 갖게 한다는 구상인데, 실제 회원국들과의 이견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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