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척추 측만증 환자
② 머리 치명상 전사
③ 재현하니 ‘미남형’
② 머리 치명상 전사
③ 재현하니 ‘미남형’
리처드 3세는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가 묘사한 것처럼 탐욕스런 꼽추였을까?
오랫동안 영국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온 잉글랜드의 폭군 ‘리처드 3세’를 둘러싼 의문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사실임이 확인됐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지난해 9월 잉글랜드 중부 레스터 공영 주차장 지하에서 발견된 남성의 유골이 잉글랜드 요크 왕가의 마지막 왕 리처드 3세(1452~1485)의 것으로 확인됐으며, 옛 기록에 나오는 것처럼 그가 심한 척추 측만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레스터대학 연구팀은 직계 후손과 디엔에이(DNA) 대조, 탄소연대 측정법, 다양한 문헌 검토를 거쳐 이 유골이 리처드 3세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공개된 유골을 보면, 한눈에 보기에도 척추 뼈가 오른쪽으로 심하게 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비시> 방송은 그의 키가 170cm 정도로 작은 편은 아니었지만, 실제 일어섰을 땐 그보다 훨씬 작게 보였고, 왼쪽 어깨가 오른쪽에 비해 심하게 쳐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역사 기록 속의 리처드 3세는 형 에드워드 4세가 숨지자 조카 에드워드 5세를 제거하고 1483년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2년 뒤 장미전쟁이라 불리는 잉글랜드 내란 도중 리치먼드 백작 헨리의 도전을 받아 전사했다. 연구팀은 유골의 두개골에는 10개의 상처가 있었고, 그 중에 2개는 치명상이었다고 밝혔다. 또 무덤이 대충 만들어졌으며, 유골에 관이나 수의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봐 전사한 주검이 정중한 대접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싸움에서 이긴 헨리 튜터가 요크 왕가를 무너뜨리고 튜터 왕가를 창시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발견에도 불구하고 리처드 3세를 둘러싼 나쁜 이미지가 튜터 왕조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가설은 건재할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3세 연구 모임의 회원 필리파 랭글리는 유골을 바탕으로 재현된 리처드 3세 초상을 보고 “그는 폭군처럼 보이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정말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처드 3세의 유골은 레스터 대학에 있는 대성당에서 장례식을 치른 뒤 다시 한번 매장될 예정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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