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테스코 스파게티는 프랑스산
고기는 루마니아…스웨덴도 말고기
국경 초월해 ‘식품 불안감’ 확산
EU, 이번주 브뤼셀서 머리 맞대
고기는 루마니아…스웨덴도 말고기
국경 초월해 ‘식품 불안감’ 확산
EU, 이번주 브뤼셀서 머리 맞대
많게는 60%까지 말고기가 섞인 것으로 11일 드러난 영국의 대형 유통체인 테스코의 소고기 스파게티는 프랑스의 식품가공 업체 코미겔이 생산했다. 그리고 코미겔은 키프로스의 중개상을 통해 루마니아의 도살장에서 고기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고기 문제가 단순한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전역에 걸친 ‘뜨거운 감자’가 된 셈이다. 유럽연합은 곧 ‘음식 장관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국경을 초월한 유럽의 ‘먹거리 체인’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동은 애초 영국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햄버거 패티에 말고기가 섞인 것이 발견된 데서 시작됐다. 이후 프랑스와 스웨덴에서 판매되는 스파게티와 파스타에서도 말고기가 발견되면서 지금은 전 유럽을 흔들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는 테스코에서 판매하는 ‘에브리데이 밸류’ 브랜드의 냉동 볼로네즈 스파게티에 말고기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스코는 지난달에도 말고기가 섞인 쇠고기 버거를 판매해 논란을 빚어왔다. 오언 패터슨 영국 환경장관은 영국 소매업협회(BRC)와 식음료연맹(FDF), 영국육류가공협회(BMPA) 등 유관단체 대표들을 불러 모든 쇠고기 가공식품에 대한 즉각적인 성분 조사를 요구했다고 의회에 밝혔다. 영국 식품당국은 닭고기 등 기타 육류로 조사를 확대할 것도 시사했다.
파문의 주범인 프랑스 업체 코미겔은 프랑스 정육업체인 스판게에서 고기를 납품받고 있으며 이 고기는 루마니아산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루마니아 당국은 조사를 벌인 결과 농가들이 말고기를 속여 파는 등 규정을 위반한 사실은 없었다고 반박해 사건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파동이 단순한 스캔들을 넘어 유럽 전체의 먹거리 안전망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이 통합되면서 먹거리 재료간 국경은 의미가 없어졌지만 유럽 내에 전체적인 식품 안전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미 2011년 독일에서 시작돼 22명이 사망한 장출혈성 대장균 사태 당시에도 유럽의 식품안전망은 맥을 추지 못했는데, 이번 말고기 사태도 역시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처음에는 스페인산 오이가 사태의 주범으로 꼽혔으나 나중에 이집트산 숙주나물이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신문은 유럽 27개국의 식품안전당국의 공조 부족,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식품의 선적만을 막을 수 있는 유럽연합의 약한 권한 등을 먹거리 안전망 부실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했다.
유럽연합 보건 집행위원 토니오 보르그는 이번 주 안에 각국의 관계 장관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냉동 말고기 유통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 농업장관 사이먼 코베니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을 위한 모든 사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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