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의 만성골수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제약회사 노바티스, 퇴임할 회장에
비밀유지 조건으로 주기로 해 논란
주주·스위스정부 “큰 부작용” 비판
비밀유지 조건으로 주기로 해 논란
주주·스위스정부 “큰 부작용” 비판
스위스의 세계적인 제약사 노바티스가 곧 퇴임할 회장에게 ‘아무것도 안 하는 대가’로 7800만달러(846억여원)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달 3일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과도한 임금 지급을 제한하는 내용의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스위스 여론이 극도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 등은 노바티스가 이달 말 퇴임할 예정인 다니엘 바젤라 회장이 경쟁 기업에 회사의 지식과 노하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6년에 걸쳐 거액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경쟁기업에서 일하거나 비슷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는 대가인 셈인데 상식을 넘어서는 거액이라는 점이 사람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바젤라 회장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내 지식과 노하우를 경쟁기업에 공개하지 않는 것은 노바티스에 매우 중요하다. 이사회가 공정한 시장 가치를 고려해 연간 지급액에 동의했고, 나는 이를 자선활동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1999년 회장직에 올라 14년간 노바티스에서 최고경영자로 일했다는 점에서 경쟁업체에 일하지 않는 조건으로 거액을 받는 것이 ‘후안무치’하다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그는 이미 연봉이 1340만달러(약 145억원)에 달해 주주들로부터 반발을 샀는데,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6년간 연봉을 거의 그대로 받아가는 셈이다.
노바티스 주주 모임 ‘액타레스’ 대표인 로비 초프는 “우리는 이 계획에 찬성하지 않는다. 지급 취지를 이해한다고 해도 금액이 상식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투자그룹인 에토스는 노바티스에 즉각 바셀라 회장과의 계약을 철회할 것과 지금까지 지급한 보수들을 모두 돌려받을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스위스 연방법무장관인 시모네타 소마루가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지급 결정은) 국민통합에 심대한 부작용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위스에서는 이미 거액의 임금을 받는 최고경영자를 빗댄 ‘살찐 고양이’를 막기 위한 국민투표가 예정돼 있다. 이 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 기업의 임원들은 주주가 결정한 연봉을 받게 되며, 이를 어겼을 경우 최대 징역형에 이르는 처벌을 받는다. 여론조사 찬성률은 70%에 이르는 가운데 바젤라 회장 건은 이런 여론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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