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아르헨 정권 교회 핍박때
납치·고문받던 신부들 방조 논란
납치·고문받던 신부들 방조 논란
프란치스코(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새 교황이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정권의 ‘더러운 전쟁’에 결탁했다는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신문 <파히나 12>는 17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1970년대 아르헨티나 예수회 총장 시절 군사정권의 예수회 소속 신부 2명에 대한 체포·고문을 방조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부 문서를 폭로했다.
신문은 1979년 당시 예수회 총장이던 그가 군사정권한테 납치돼 고문당한 프란시스코 할릭스 신부의 여권 발급을 거부하라고 권고한 내용을 담은 아르헨티나 외교부의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는 할릭스 신부가 교단의 명령에 불복종했고 게릴라와 접촉한 의혹이 있다며 “이 정보는 베르골리오 신부에 의해 제공됐으며, 그는 여권을 발급해달라는 할릭스 신부의 요청을 거절하라는 특별 권고를 했다”고 적혀 있다.
할릭스 신부와 오를란도 요리오 신부는 빈민가에서 일하다가 군사정권에 납치돼 6개월 동안 강제수용소에서 고문을 받다 풀려났다. 앞서 베르골리오는 이들 신부에게 빈민가 사역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으나, 이들은 예수회를 떠나겠다며 버티다 납치됐다.
이 문서는 아르헨티나 언론인 오라시오 베르비츠키가 군부독재 시절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비판한 저서 <침묵>에서 공개된 바 있으나, 새 교황이 선출된 뒤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독일의 수도원에서 지내고 있는 할릭스 신부는 이 사건에서 베르골리오 신부의 역할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베르골리오 신부와 만나 그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며 “내 입장에서는 화해했으며, 이 사건이 끝난 것으로 생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미 사망한 요리오 신부는 앞서 친구들에게 베르골리오 신부가 자신이 겪은 일에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베르골리오 신부에 대해 연구한 도밍고 브레시 신부는 “교황이 그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 것에는 동의하나, 그가 그들을 처형시키려 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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