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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세르비아, EU 제시 ‘코소보 최종중재안’ 거부

등록 2013-04-09 20:42

유럽연합 8차례 중재, 소득 없어
알바니아계와 대화 여지는 남겨
“유럽연합(EU)이나 코소보 알바니아인들과 어떤 협상에도 서명해서는 안 된다!”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울려퍼진 극우주의자들의 함성이 또다시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세르비아는 8일 유럽연합이 제시한 코소보와의 관계정상화 최종 중재안을 거부했다. ‘마지막 단추’를 남겨놓은 듯했던 세르비아의 유럽연합 가입과 세르비아-코소보의 평화협상 전망은 다시 안갯속에 갇혔다.

세르비아 정부는 8일 “코소보에 사는 세르비아인들에게 완전한 안전, 생존권과 인권을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브뤼셀(유럽연합)이 구두로 건넨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지도자들과 대화를 계속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지만, 유럽연합은 중재 역할은 끝났다며 회의적인 태도다.

세르비아는 유럽연합에 가입하면 유럽연합에게서 받게될 가입기금 수백만달러와 역내 교역 활성화를 지렛대 삼아 경제를 재건하려 애쓰고 있다. 유럽연합은 세르비아의 가입 조건으로 코소보와의 관계정상화를 내걸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정책 대표는 양쪽의 협상을 8차례 중재했으나, 지난주 소득 없이 마지막 협상을 끝냈다. 그리고 9일을 ‘데드라인’으로, 세르비아가 코소보 북부에 대한 실효지배를 포기하라는 최종 중재안을 내놓고 세르비아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세르비아 비상 내각회의는 만장일치로 이를 거부했다. 세르비아는 현재 코소보 인구 200만명 중 10%를 차지하는 세르비아계가 독자적인 경찰·사법권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1991년 해체된 옛 유고연방은 ‘123456’(1개 국가·2개 문자·3개 종교·4개 언어·5개 민족·6개 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얽힌 사회였다. 이런 다양성은 초대 대통령이었던 요시프 브로즈 티토의 사후에 유고연방에 속했던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 코소보에서 잇단 내전과 인종청소의 불씨가 됐다.

코소보는 1998년 인구 90% 이상을 차지하는 알바니아계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내전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세르비아 대통령 주도로 알바니아계 수만명에 대한 인종청소가 자행됐다. 1999년 3월부터 나토군이 두달 넘게 공습을 퍼부어 내전이 끝났고, 밀로셰비치도 2006년 국제유고전범재판소에서 재판을 받던 중 사망했지만 정치적 긴장까지 해소되지는 않았다. 미국과 유럽연합 회원국 등 90여개국은 2008년 2월17일 단행된 코소보 독립 선언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이를 거부한 채 버티고 있다.

세르비아에서는 최근 유럽연합 가입 대신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려고 코소보를 독립시켰다는 불만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8일 일부 과격파들이 “무력으로 코소보를 재점령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발칸반도를 감싸고 있는 불안한 기운을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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