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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문병곤 ‘세이프’ 칸 단편부문 최고상
황금종려상에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

등록 2013-05-27 08:07수정 2013-05-27 15:47

칸 영화제 30세 젊은 감독이 칸영화제에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6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문병곤(30) 감독의 ‘세이프’(Safe)가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Palme D‘or)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단편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1999년 송일곤(41) 감독이 ‘소풍’으로 칸영화제 단편 부문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데 이어 단편영화 수상은 14년 만이다.

단편 부문은 본상 시상의 한 부문으로, 이름이 장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같을 정도로 영화제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수상 목록에서도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보다 위에 이름이 오른다.

문 감독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돌돌 말린 상장을 받아 들고 활짝 웃었다. 객석에서는 한국에서 온 이 젊은 감독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13분 분량의 이 짧은 영화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 환전소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여대생이 가불금을 갚기 위해 사람들이 환전을 요구하는 돈의 일부를 몰래 빼돌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여대생은 이 좁은 공간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상황은 오히려 그녀가 예상치 못한 반대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는 현대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거대 금융 자본이 사람들이 맡기는 돈을 굴려 수수료를 더 많이 챙기려 하다가 결국 파산하게 된 현실을 은유했다. 영화 제목인 영단어 ‘세이프’(Safe)는 안전하다는 뜻과 함께 돈을 보관하는 ‘금고’라는 의미도 있다.

문 감독은 2011년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인 ‘불멸의 사나이’(Finis Operis)로 칸영화제 비평주간에 초청받은 지 2년 만에 공식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 영화는 5월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에서 시행한 단편영화 창작지원사업 ‘필름게이트’ 3차 공모 선정지원 작품이기도 하다. 500만원을 이 재단을 통해 지원받고 300만원의 자비를 보태 총 제작비 800만원으로 만들었다. 당시 “평범하지 않은 현실을 관찰하고 이야기에 반영하는 것만으로도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극적 긴장감이 빼어나다”는 찬사를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한국 장편영화의 진출이 좌절돼 아쉬움을 남겼다. ‘세이프’와 함께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김수진 감독의 ‘선’(The Line)이 학생 부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된 것이 전부다. 온라인뉴스팀

([화보] 칸의 감동을 이 곳에서 느껴 보세요)

 

칸을 감동시킨 동성의 사랑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은 튀니지 출신 프랑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Blue Is The Warmest Colour)에 돌아갔다.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는 줄리 마로의 그래픽 노블 ‘블루 에인절(Blue Angel)’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현지 언론과 평단에서 최고 평점을 받아 수상의 기대를 높여왔으며, 모두의 예상대로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는 두 젊은 여성의 동성애를 그린 영화로, 레아 세이두와 신인배우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가 주연을 맡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연기했다.

특히 농도높은 베드신을 훌륭히 소화해 낸 두 배우의 열연은 호평을 들었다. 18세 소녀인 ‘아델’(아델 엑사르코풀로스)이 연상의 ‘엠마’(레아 세이두)와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삶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3시간이라는 긴 상영 시간 중 10분 이상을 차지하는 두 여자의 베드신은 영화는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그 속에는 뜨거운 사랑, 가슴 아픈 이별과 고뇌 등도 담겼다.

프랑스 동성 결혼이 합법화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등장한 이 영화는 동성관계를 친밀하게 만드는 영화로 찬사 받았다. 동성애에 비교적 보수적 편으로 꼽히는 칸 영화제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심사위원장 스티븐 스필버그(67) 감독은 “이 영화는 동성애를 다루기도 하지만 깊은 사랑과 깊은 이별을 느끼게 해주는 위대한 사랑이야기다. 이 영화는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세밀한 관찰력을 가진 감독의 작품을 고른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극찬했다.

미국 영화잡지 버라이어티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폭발적이며 생생한 섹스 신”이라고 평했으며, 할리우드 리포터는 “다양한 체위와 소리, 신체 노출로 묘사된 베드룸 장면”은 “연기와 실제간의 경계를 가로지른다”며 “사실적인 여성 성행위 장면은 깜짝 놀래키지만, 이 영화는 그 이상의 열정적이며 가슴 사무치는 러브스토리”라고 전했다.

이 영화는 긴 러닝타임과 섹스 신이 각국 개봉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벌써부터 우려를 사고 있다.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조차 “‘블루’ 황금종려상 수상-하지만 영국에서 무삭제로 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홀리 모터스’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의해 ‘제한상영가’등급을 받고 일부 장면을 뿌옇게 처리한 후 개봉한 전례가 있어 ‘무삭제 개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 영화는 23일 공식 상영 후 평론가들의 평점을 종합한 스크린데일리에서 4점 만점에 3.6점으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또 프랑스 현지 매체인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는 평점에 참여한 15명 중 11명에게서 황금종려상 유력을 받았다.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했던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르윈 데이비스’의 평점 3점을 무난히 압도했다또 아이콘시네마에서는 5점 만점에 4.3점을, 익스프레스에서는 10점 만점에 9.4점을 받아 황금종려상을 차지할 것으로 일찌감치 점쳐졌다.

한편 올해 칸의 여우주연상은 이란 아쉬가르 파르허디 감독의 ‘더 패스트’(The Past) 주연인 프랑스 배우 베레니스 베조가, 남우주연상은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네브라스카’(Nebraska)에서 열연한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던이 받았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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