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30세 젊은 감독이 칸영화제에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6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문병곤(30) 감독의 ‘세이프’(Safe)가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Palme D‘or)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단편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1999년 송일곤(41) 감독이 ‘소풍’으로 칸영화제 단편 부문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데 이어 단편영화 수상은 14년 만이다.
단편 부문은 본상 시상의 한 부문으로, 이름이 장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같을 정도로 영화제에서 중요하게 여겨진다. 수상 목록에서도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보다 위에 이름이 오른다.
문 감독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돌돌 말린 상장을 받아 들고 활짝 웃었다. 객석에서는 한국에서 온 이 젊은 감독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13분 분량의 이 짧은 영화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 환전소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여대생이 가불금을 갚기 위해 사람들이 환전을 요구하는 돈의 일부를 몰래 빼돌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여대생은 이 좁은 공간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상황은 오히려 그녀가 예상치 못한 반대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는 현대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거대 금융 자본이 사람들이 맡기는 돈을 굴려 수수료를 더 많이 챙기려 하다가 결국 파산하게 된 현실을 은유했다. 영화 제목인 영단어 ‘세이프’(Safe)는 안전하다는 뜻과 함께 돈을 보관하는 ‘금고’라는 의미도 있다.
문 감독은 2011년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인 ‘불멸의 사나이’(Finis Operis)로 칸영화제 비평주간에 초청받은 지 2년 만에 공식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 영화는 5월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에서 시행한 단편영화 창작지원사업 ‘필름게이트’ 3차 공모 선정지원 작품이기도 하다. 500만원을 이 재단을 통해 지원받고 300만원의 자비를 보태 총 제작비 800만원으로 만들었다. 당시 “평범하지 않은 현실을 관찰하고 이야기에 반영하는 것만으로도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극적 긴장감이 빼어나다”는 찬사를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한국 장편영화의 진출이 좌절돼 아쉬움을 남겼다. ‘세이프’와 함께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김수진 감독의 ‘선’(The Line)이 학생 부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된 것이 전부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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