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키예프 광장서 폭력 시위
여야는 거당적 기구 구성에 합의
여야는 거당적 기구 구성에 합의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시위 사태가 정부·여당의 새 시위법 처리를 계기로 다시 격화되고 있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위기를 타개할 거국적인 위원회 구성에 야당 쪽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난해 11월 시작된 친유럽연합(EU) 시민들의 유럽연합 가입 요구 반정부시위를 억제하기 위해 시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1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독립광장에서 정부의 시위법 처리에 항의하는 시민 수만명의 시위가 벌어져 폭력 사태로 번졌다. 이날 시위는 평화 시위를 표방했으나, 극우파 등 일부 시위대가 의사당 쪽으로 돌진해 폭력 시위로 번졌다. 시위대는 경찰한테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버스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반격했다.
폭력 사태가 악화되자, 대통령 대변인실은 사태를 해결하려고 안드리이 크루예프 국가안보국방장관이 이끄는 실무그룹을 꾸려 야당 대표들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우다르당 지도자인 비탈리 클리치코도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만난 뒤 이를 확인하고 “우리는 이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무력 시나리오’를 경고한 뒤, 현재 상황은 “내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야당 지도자 아르세니 야체뉴크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야당 쪽은 이번 대화가 내실있는 결과를 내야 하며 시간끌기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야당 쪽은 내각 사퇴와 대통령 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야당 쪽은 시위를 주도하는 친유럽파 시민들한테서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러시아의 압력 속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을 위해 유럽연합과 약속한 협약 체결을 뒤로 미루자, 친유럽연합 시민들과 야당 쪽은 야누코비치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시위는 최근 소강 상태였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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