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7곳 중 6곳이 술을 원가에서 12% 할인된 가격으로 팔고 있다. 가디언 사이트 캡처
‘물보다 싼 맥주’ 사라질듯
음주게임·무료판촉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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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화제]
앞으로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술을 ‘파격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4일(현지 시각) 전했다.
그동안 영국의 많은 슈퍼마켓들은 할인 폭을 워낙 높여서 ‘물보다 싼 맥주’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대형 슈퍼마켓 7곳 중 6곳이 원가에서 12% 할인한 가격으로 팔고 있다. 4월6일부터 이 조처가 시행되면, 알콜 도수, 소비세·부가가치세 세율에 따라 정해진 원가 이하로는 팔 수 없게 된다.
예컨대 440㎖의 라거 캔맥주는 50펜스(882원), 알콜 도수가 22% 미만인 와인(750㎖ 기준)같은 술은 2.24파운드(약 3950원), 보드카처럼 22%가 넘는 술(0.7ℓ)은 10.16파운드(1만968원) 이하로는 팔 수 없게 된다. 다만 도수가 1.2% 미만인 술이나, 배·비행기·공항에서 판매되는 면세 주류는 이전과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원가 이하의 주류 판매 금지’ 정책으로 매년 알콜 판매량의 1.3%(2억2000만ℓ)가 줄어든다고 추산했다. 음주에 따른 범죄와 질병이 줄어들어 연간 각각 360만파운드, 530만파운드의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최근 몇년새 음주를 규제하는 정책들을 잇따라 내놨다. 지난 2010년엔 ‘빨리 마시기 대회’ 같은 술 관련 게임이 금지됐고, 술집에서 ‘여성 손님 무료 음주’ 같은 판촉 행위를 불허했다. 2012년 3월엔 음주 인구를 획기적으로 줄일 정책 수립에 들어갔다.
그러나 금주단체들은 이번에 실시되는 원가 이하 주류 판매 금지 정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상점에서 대량 구입을 위한 판촉 활동을 금지하고 법적으로 주종마다 최저가격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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