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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멀쩡한 기린 사살해 어린이들 보는데
사자밥으로 던져 준 이유가…

등록 2014-02-10 16:52수정 2014-02-10 19:40

덴마크 동물원 행위에 지구촌 ‘논란’
일요일인 9일 아침,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에 사는 생후 18개월 된 기린 마리우스는 평소 좋아하는 호밀빵 특식을 먹었다. 그러나 맛있는 아침식사를 끝낸 마리우스를 기다린 건 수의사의 총구였다. 머리에 총을 맞은 마리우스는 어린아이들까지 섞여 있는 구경꾼들의 눈앞에서 세시간 동안 ‘살코기’로 해체됐다. 마리우스는 이후 같은 동물원에 살고 있는 사자의 ‘특식’으로 제공됐다.

덴마크 코펜하게 동물원이 ‘유전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건강한 기린을 죽이고 사체를 맹수 우리에 던져줘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9일 보도했다.

동물원 쪽은 마리우스를 죽인 이유로, 그가 너무 흔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어 동종교배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원의 과학 총괄 담당자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기린을 죽이고 주검을 해체한 이유에 대해 “어른·아이들 모두 평소엔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한다. 나는 그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물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알게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원은 또한 마리우스에게 피임 조처를 했다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낳았을 것이며 이 또한 동물 복지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펜하겐 동물원이 속해 있는 유럽 동물원·수족관협회 또한 코펜하겐 동물원의 결정을 지지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내어 “우리의 목표는 동물들이 멸종하지 않도록 유전적으로 다양하고 건강한 개체를 재생산하는 것”이라며 “코펜하겐 동물원은 어린 동물이 앞으로 종의 미래에 기여할 수 없다는 데 대해 투명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리우스가 죽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마리우스 구명운동’을 벌여온 이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동안 마리우스를 죽이지 말아달라는 온라인 서명에 전세계에서 2만7천여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마리우스는 살 가치가 있으며 죽이는 대신 다른 곳으로 보내져야 한다. 동물원은 마리우스를 기른 책임이 있으니 만큼 다른 거처를 구해줄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어떤 이는 마리우스를 5만파운드에 사겠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영국의 요크셔야생동물공원(YWP) 또한 이미 4마리의 수컷 기린이 있음에도 마리우스를 받겠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코펜하겐 동물원은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은 채 마리우스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만 답했다.

이유주현기자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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