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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에르도안 터키 총리 ‘1조원대 부패자금’ 스캔들

등록 2014-02-26 20:23수정 2014-02-26 21:17

검찰 ‘정치인 뇌물’ 압수수색한 날
아들에 “돈 옮겨라” 수상한 전화
야권, 사퇴 요구…에르도안 “날조”
전국 퇴진시위 속 검찰 수사착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또다시 정치적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번엔 그가 막대한 부패 자금을 빼돌린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됐는데, 터키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26일 터키 일간 <후리에트>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17일 에르도안 총리는 아들 빌랄한테 급히 전화를 걸었다. 네차례 이뤄진 이날의 통화 내용을 간추리면, 에르도안 총리는 아들에게 “동생 부라크와 삼촌 무스타파, 매제 베라트 등에게 연락해 빨리 ‘돈’을 옮기라”고 채근했다. <자만> 등 터키 언론은 “(파일을 들어보면) 여러 곳에 나눠 보관해 왔으리라 여겨지는 ‘수상한 돈’의 총액이 무려 22억리라(약 1조61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음성파일이 24일 인터넷에 공개되자, 파문이 급속도로 퍼졌다. 더구나 에르도안 총리가 아들과 통화를 한 날은 정치권 유력 인사가 연루된 뇌물 사건 수사를 하던 터키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날이다. 공화인민당(CHP)과 민족운동당(MHP) 등 야권은 긴급 지도부 회의를 열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집권 정의개발당(AKP)과 총리실 쪽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어 “더러운 날조 행위”라고 야권을 싸잡아 맹비난했다. 25일엔 에르도안 총리가 직접 나서 “조작에도 어느 정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우리도 똑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야권 지도자가 등장하는 음성파일을 조작할 수 있다”고 을러댔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는 정부 차원의 인터넷 규제가 왜 필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역공을 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터키 검찰이 25일 이 사건과 관련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밤 이스탄불을 포함해 앙카라와 이즈미르·안탈리아 등 터키 전역 10여개 도시에선 에르도안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앞서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해 5월 말 이스탄불 중심가 탁심광장 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촉발된 장기 시위 사태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바 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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