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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터키 총리 “엘반, 테러단체 가담” 파문

등록 2014-03-16 20:39수정 2014-03-16 21:32

지방선거 유세중 처음 언급
“불붙은 시위에 기름 부은 격”
※엘반 : 최루탄 맞아 숨진 10대 소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경찰의 최루탄에 맞아 숨진 10대 소년을 두고 “테러단체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다시 불붙기 시작한 반정부 시위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란 해석이 나온다.

16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에르도안 총리는 14일 밤 터키 남동부에서 오는 30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대비한 선거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10일 숨진 에르킨 엘반(15)에 대해 “최루탄을 맞았을 당시 소년의 주머니에는 쇠구슬이 있었다. 손에는 새총을 들고 있었고, 얼굴은 스카프로 가렸다. (폭력 시위의 배후인) 테러단체에도 가담했다. 그러다가 운이 나빠 최루탄을 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총리가 엘반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6월16일 집 근처로 빵 심부름을 나갔다가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엘반은 9개월여만인 지난 10일 끝내 숨졌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터키 전역 30개 이상의 도시에선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12일 치러진 장례식에선, 이스탄불 중심가 탁심광장으로 엘반의 관을 운구해 가던 시위대를 겨냥해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퍼붓기도 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15일 또 다른 선거유세에서도 “더 이상 폭력을 용인하지 않겠다. 거리가 전쟁터가 되게 내버려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이런 ‘강공 드라이브’는 지난해 말부터 꼬리를 물고 터져나오고 있는 부패 스캔들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엘반의 사망 소식에 압둘라 귈 대통령을 비롯한 터키 정부 주요인사 대부분이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했지만, 에르도안 총리는 아직까지 유족과 접촉한 일이 없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해 6월 시위사태를 폭력으로 진압한 경찰에 대해선 “영웅적인 행동”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비비시>(BBC) 방송은 “한동안 주춤했던 반정부 시위가 엘반의 죽음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에르도안 총리의 ‘테러 연계설’ 발언으로 터키 정국의 휘발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짚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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