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에 들린 소녀와 이를 물리치려다 숨지는 신부를 다룬 1973년 헐리우드 영화 <엑소시스트>는 지금 봐도 무섭다. 최근에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묘사된, 악령과 결연히 맞서는 퇴마 행위가 교황청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퇴마에 큰 관심을 보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원 덕분으로 보인다.
교황청 신문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2일 로마 교황청이 ‘국제 엑소시스트(퇴마사) 협회’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청은 최근 성직자회의에서 교회법에 의거해 퇴마 행위를 인정하고 협회를 승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제 퇴마사 협회엔 30개 나라의 신부 2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협회 대표 프란치스코 바몬트 신부는 “엑소시즘(퇴마)은 악령에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자선 행위의 일종”이라며 교황청이 이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전임자들보다 자주 악령에 대해 언급해왔다. 지난해엔 네 악령이 들렸다고 주장하는 한 남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마귀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기를 기도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손원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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