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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캐머런 “고통스런 이혼 막자” 읍소

등록 2014-09-16 20:14수정 2014-09-16 22:17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D-2
“독립땐 통화·군사력 상실”
미·중·독일도 부정적 입장
독립파들은 “위기감 조장” 반박
“가정을 깨뜨리지 맙시다.”

18일(현지시각) 치러질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를 코앞에 두고 15일 스코틀랜드 애버딘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목소리는 격한 감정 때문에 갈라졌다. “제가 싫으면 정치를 영원히 떠나겠습니다. 이 정부가 싫다면 정부는 오래가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가 영국을 떠난다면 그것은 영영 끝입니다.” <가디언>은 이날 ‘함께 붙어 있자’(Let’s stick together)라는 문구가 붙은 단상에 선 캐머런 총리가 청중 앞에서 감정적이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은 “영원한 이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캐머런 총리는 분리독립 때 스코틀랜드가 겪어야 할 어려움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그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공통의 통화나 수세기 동안 함께 이뤄온 군사력을 잃게 되고, 연금과 주택담보대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머리와 가슴, 영혼으로 스코틀랜드의 잔류를 부탁드린다. 독립은 한번 해보는 별거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이혼이 될 것”이라고 애타게 호소했다. 노동당의 존 리드 전 내무장관은 이날 스코틀랜드의 클라이드 조선소를 방문해 “독립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은 일자리를 건 도박”이라고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와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 부총리인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는 셋이 나란히 서명한 ‘스코틀랜드가 영국에 남으면 자치권 확대 작업에 나설 것을 서약한다’는 합의문을 16일 공개했다.

미국 등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에 부정적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영국이 통합된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밝혔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지난 11일 “영국이 그대로이길 바란다”고 말했고, 티베트와 신장의 분리독립 우려를 안고 있는 중국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에 부정적이다.

외부에서는 ‘경제적 위험’을 거론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분리독립은 세계 경제의 잠재적 위협”이라고 지적했고,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스코틀랜드 독립이 가져올 경제적 대가는 놀랄 만큼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분리독립 운동을 이끄는 앨릭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당수는 “총리와 재무장관이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다”며 캐머런의 절절한 호소를 일축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도 들먹였다. 그는 ‘구성원 다수가 가난하고 비참한 사회는 행복할 수 없다’는 스미스의 말을 인용하며 “애덤 스미스가 살아 있다면 독립을 지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퍼거스 유잉 스코틀랜드 에너지 장관은 “스코틀랜드의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은 아직 충분히 남아 있다”며 독립 반대파 쪽의 북해 원유 고갈론에 맞섰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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