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남쪽에 위치한 버로우무어고등학교에서 17살 소녀들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고등학생들도 한표 행사
17일 오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남쪽에 위치한 버로우무어고등학교에서 17살 소녀들(사진)이 한참 수다를 떨고 있었다. 모두 하루 앞으로 다가온 분리독립 주민투표 얘기였다.
올해부터 선거법이 바뀌어 기존 18살에서 16살로 투표 가능 연령이 낮아지면서, 모두가 이번 투표의 유권자가 됐다. 총 유권자 428만명 가운데 16~17살 청소년이 10만9500명으로 2.6%에 달한다. 박빙의 결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의 한표 한표가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소녀들은 스스럼없이 재정위기와 의료복지 등에 대한 생각을 얘기했다. 모두 내일 수업이 끝난 뒤 꼭 투표를 하겠다고 했다. 자신들의 선택도 숨기지 않았다. 함께 모인 친구 9명 가운데 한명만 독립 찬성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독립 반대 의사를 밝혔다.
스트로마는 “스코틀랜드 인구가 500만명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큰 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 영국(영연방)으로 함께 묶여 있는 것이 경제적으로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유일한 독립 찬성론자인 애미남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자기 스스로 의사를 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이다”며 독립을 원하는 이유를 밝혔다. 독립을 둘러싼 의견이 달라 친구들 간에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리 친구라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존중해준다”고 덧붙였다.
투표 가능 나이가 너무 어리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로즈는 “나이는 중요하지 않고,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있으면 된다. 학교에서 열린 토론이나 학교간 찬반 토론 등에 참여하면서 이번 투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모두들 처음으로 경험하는 선거에 대해 “흥분된다”면서도 “스트레스도 받는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다. 애미남은 “이 지역에선 찬성보다 반대가 훨씬 많지만 다른 곳은 그렇지 않다. 우리 또래의 지지 성향은 반반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에든버러/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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