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669명 구한 ‘영국판 쉰들러’ 체코 최고훈장

영국인 니컬러스 윈턴

50년만에 선행 밝혀진 105살 윈턴

2차대전 직전 유대인 어린이 669명을 나치의 학살 위협에서 구해낸 ‘영국판 쉰들러’의 주인공이 체코 정부로부터 국가 최고 훈장을 받았다.

올해 105살의 영국인 니컬러스 윈턴(사진) 경은 28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훈장수여식에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으로부터 정부 최고 훈장인 ‘백사자 국가훈장’을 받았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보도했다.

런던의 주식 중개인이었던 윈턴은 1938년 나치 치하 체코 유대인 난민 수용소의 어린이들을 영국의 가정에 위탁하는 구호사업을 펼쳐 669명을 죽음의 위기에서 구출했다. 독일계 유대인인 윈턴은 이 당시 유대인 난민 수용소를 돌아보면서 전쟁 위기를 직감하고서 자비를 털어 어린이 구호작전을 긴급히 추진했다. 윈턴은 유대인 어린이 호송을 위해 영국에 후원 가정을 모집하고 프라하에서 런던까지 운행하는 기차 편을 8번 가동했다. 어린이 250명을 태운 9번째 열차는 1939년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출발하지 못했다.

윈턴의 이런 선행은 이후 50년간 비밀에 부쳐졌으나 남편이 몰래 보관해온 자료를 나중에 발견한 부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윈턴은 2002년 자신의 도움을 받아 수용소에서 탈출한 당시 어린이와 후손 5천명과 재회행사를 했으며, 2003년에는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니컬러스 윈턴 경은 이날 훈장을 받고서 “유대인 어린이를 받아준 영국 시민과 나치의 감시를 피해 어린이 구출에 도움을 준 체코인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코 정부는 거동이 불편한 윈턴의 훈장수여식을 위해 전용기를 제공했으며, 이날 행사에는 80대에 접어든 당시 아동들도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