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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에 이슬람 대통령이?’…도발적 소설에 유럽 ‘발칵’

등록 2015-01-07 19:25수정 2015-01-07 21:44

프랑스 유명 작가 우엘베크 ‘굴복’ 논란
2022년 대선서 극우 르펜과 대결
일부다처제 등 변화의 바람 그려
2022년 프랑스 대선, 이슬람주의 정당 출신 대통령 탄생!

반이슬람주의 시위가 확대되며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인 유럽이 도발적인 소설 한편으로 발칵 뒤집혔다. 더욱이 소설의 작가는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작가 가운데 한명인 미셸 우엘베크(57·사진)다. 그는 2010년 소설 <지도와 영토>로 프랑스의 대표적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했으며, <소립자> <플랫폼> 등 5편의 작품이 모두 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7일 출간된 우엘베크의 6번째 작품인 <굴복>(soumission)은 미래의 프랑스에서 이슬람 정권이 탄생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2022년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건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과 프랑스 첫 이슬람정당인 ‘무슬림형제당’의 무함마드 벤 아베스. 연임 뒤 인기가 떨어진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떨어졌다. 극우정당의 득세를 우려한 유권자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아베스를 선택한다. 첫 이슬람정권 아래에서 프랑스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친다. 여성들의 퇴직이 장려되고 그에 따라 실업률이 떨어진다. 빈곤지역 범죄율도 낮아진다. 여성들은 베일을 쓰고다니고 일부다처제도 용인된다. 소르본대가 파리소르본이슬람대로 바뀌고 대학들에서는 코란(쿠란) 수업을 의무화한다.

2017년 프랑스 대선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극우 정치인 르펜과 올랑드 대통령, 이집트에서 한 때 집권했던 ‘무슬림형제단’을 연상시키는 ‘무슬림형제당’을 등장시키며 현실과 가상을 교묘히 버무린 점도 이 소설을 ‘뜨거운 감자’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유럽에서 이슬람주의를 비롯한 정체성 논쟁이 뜨거워진 상황에서, 이 소설이 문학의 탈을 쓰고 반이슬람주의적 공포감을 조장하느냐, 픽션이라는 이유만으로 극우주의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면 단지 우엘베크가 예술적 작품활동을 한 것이냐 등이 논쟁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프랑스의 좌파 유력 신문인 <리베라시옹>의 로랑 조프랭 편집국장은 “(우엘베크의 작품이) 마린 르펜의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라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소설은 분명한 정치적 공명을 갖고 있다”고 썼다. 이 신문은 ‘굴복’에 대한 7쪽짜리 특집기사를 실으며 “역사적으로 극우주의가 문학에 회귀한 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송인 알리 받두는 “그 책을 보고 토할 것 같았다. 난 모욕당한 느낌이었다. 올해가 멋진 프랑스 소설가가 이슬라모포비아로 점철된 작품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반면, 철학자인 알랭 핑켈크로트는 “우엘베크는 협박에 굴하지 않을 위대한 소설가”라며 “프랑스 이슬람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건 우리의 약점을 제대로 꼬집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엘베크는 최근 <파리 리뷰> 등과의 인터뷰에서 “난 무슬림의 입장에서 바라보려고 했다. 막상 그러다보니 현실에서 그들은 완전히 정신분열적인 상황이 놓여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무슬림들은 동성애를 용인하는 좌파도, 자신들을 거부하는 우파도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코란을 읽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괜찮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작품에 대해 “난 역사를 앞당겼다. 하지만 책이 (극우주의) 도발을 의도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9·11 테러가 발생한 2001년 우엘베크는 이슬람을 두고 “가장 바보같은 종교”라고 말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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