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종료…무고한 17명 사망
범인 3명 사살되고 공모자 도피중
사태 전말, 미궁에 빠질 가능성
테러범들 “알카에다·IS 소속” 주장
범인 3명 사살되고 공모자 도피중
사태 전말, 미궁에 빠질 가능성
테러범들 “알카에다·IS 소속” 주장
새해 초부터 프랑스를 발칵 뒤집어놓은 테러는 언론인과 경찰, 무고한 시민 등 17명이 숨지는 참극을 빚었다. 그러나 범인들이 모두 인질극 현장에서 사살되고 공모자는 도피 중이어서, 이번 테러의 자세한 전말은 자칫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테러범들은 사살되기 전 자신들이 알카에다 또는 이슬람국가(IS)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일 프랑스 시사 주간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을 공격한 사이드 쿠아시(34)와 셰리프 쿠아시(32) 형제는 12명을 살해한 뒤 대기시켰던 승용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경찰의 전방위 수색과 추적에 쫓긴 지 이틀째인 9일, 파리 북동부 도시 다마르탱앙고엘의 한 인쇄공장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항복하느니 순교자로 죽겠다”며 버티다가 사살됐다. 셰리프는 사살되기 전 프랑스 방송 <베에프엠 테베>(BFM 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예멘 알카에다(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가 보내서 왔다. 내가 거기 갔던 게 맞다. 안와르 아울라키가 나를 재정적으로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출신의 아울라키는 2011년 9월 예멘에서 미군의 무인기(드론)에 폭살되기 전까지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알카에다의 최고위급 지도자였다.
예멘에 있는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 쪽은 9일 <에이피>(AP) 통신에 영문 성명을 보내 “우리가 이번 파리 테러를 지시했고, 신중하게 목표를 선택했다”며 자신들이 <샤를리 에브도>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9일 파리 동부의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아메디 쿨리발리(32)도 경찰과 대치 중 <베에프엠 테베>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이슬람국가(IS)의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그룹 소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이슬람국가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지키고 유대인들을 공격 목표로 하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는 2013년 중반께 결별한 상태다. 따라서 프랑스 경찰은 두 조직이 연계해 이번 테러를 기획했다기보다는 쿠아시 형제와 쿨리발리가 개별적으로 공모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알카에다는 또 쿠아시 형제가 사살된 뒤 유튜브에 음성 녹음 파일을 올려 “프랑스에 대한 테러는 (프랑스 잡지사가 여러 차례 풍자만화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데 따른 것”이라며 추가 테러를 경고했다.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의 고위 지도자인 하리스 나다리로 추정되는 목소리는 “일부 프랑스인이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무례하게 굴어와, 알라의 충성스런 전사가 그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가르쳐 주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알라와 무함마드를 사랑하고 알라 덕분에 순교하는 전사들이 너희들에게 간다”며 추가 테러가 있을 수도 있음을 예고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