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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뤼크 베송 “종교 이용하는 급진주의와 손잡지 마시길”

등록 2015-01-15 19:43수정 2015-01-15 22:20

프랑스 영화감독 뤼크 베송
프랑스 영화감독 뤼크 베송
무슬림 젊은이들에게 공개 편지

“그대들 모욕·차별에 나도 큰 상처”
정치·기업인에도 “도움 줄 것” 제안
“형제들이여, 그대들과 그대들의 아름다운 종교가 그토록 모욕받고 차별받아온 것에 대해 내가 오늘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그대들이 안다면 좋겠습니다.”

최근 시사 주간 <샤를리 에브도>를 공격한 테러와 관련해, 프랑스의 저명한 영화감독 뤼크 베송(56·사진)이 젊은 무슬림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담은 공개 편지를 보냈다고 영국 <가디언>이 13일 전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나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차별당하고 소외감을 느껴온 젊은 무슬림들의 절망과 분노에 공감하고, 함께 문제를 치유하면서 테러리즘에 맞서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뤼크 베송은 <그랑 블루> <제5원소> <레옹> 등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자 제작자다.

그는 편지에서 “당신들의 강인함, 활력, 유머, 우애 등은 잊혀졌습니다. 이것은 부당한 일입니다. 우리가 함께 그런 불의를 고쳐나갈 것입니다”라며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하고 도우려는 수백만명의 프랑스인입니다”라고 운을 떼었다. “오늘날 프랑스 사회는 돈과 이윤과 차별과 인종주의에 기반하고 있으며, 일부 (이민자나 저소득층이 사는) 교외 지역에서 25살 이하 젊은이들의 실업률은 50%나 됩니다. 당신들은 피부색이나 (아랍식) 이름 때문에 소외당하고 있습니다. 누가 그런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라며 프랑스 사회의 무슬림 차별 현실도 언급했다.

베송은 먼저 프랑스의 기업인과 정치인들에게 “모욕받아오면서 그저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기를 요구하는 이 젊은이들을 도울 것을 제안합니다”라며 “경제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며 그 반대는 아닙니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이윤 추구보다 더 위대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슬림 형제들’에게도 테러와 급진주의에 반대하고 스스로 강해지자고 호소했다. 그는 “칼라시니코프 소총이 아니라 일하고 공부하고 펜을 쥠으로써 사회를 바꿀 수 있습니다. 종교를 이용하는 급진주의와 손잡지 말고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사려면 250유로나 들지만 펜은 3유로도 안됩니다. 그리고 총보다 1000배나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베송은 절절한 연대의 다짐을 담은 편지를 이렇게 끝맺었다. “내일이면 우리는 더 강해지고 더 연대하고 가까워질 겁니다. 약속해요. 그러나 형제들이여, 오늘은 당신들과 함께 눈물 흘립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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