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각회의…“급격한 개혁 추진”
주가 9% 폭락 등 금융시장 충격
채권국들 “탕감 불가” 여전히 강경
주가 9% 폭락 등 금융시장 충격
채권국들 “탕감 불가” 여전히 강경
지난 25일 총선에서 압승한 그리스 급진좌파 정부의 ‘반 긴축’ 정책에 대한 유럽 채권단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의 후폭풍도 거세졌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신임 총리는 28일 첫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정책과 행정을 급격히 바꾸려 한다”며 “극단적이고 재앙적인 충돌과 상호파괴를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계속 비굴하게 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구제금융 채권단의 혹독한 긴축 요구가 낳은 인도주의적 재앙에 대해 생존 가능하고 공정하며 서로 이익이 되는 해법을 원한다”는 뜻도 밝혔다. 치프라스 정부는 당장 이날부터 전력공사·배전공사의 민영화 중단, 최저임금 인상 추진, 공공부문 인력 감축 철회 등의 ‘반 긴축 개혁’ 조처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투자자들은 경악했고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이날 아테네증시는 은행주가 26.7%나 폭락하는 등 종합주가가 9%나 떨어지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3년만기 그리스 국채 금리는 16.7%로 뛰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8일 그리스 국채의 신용등급을 ‘감시 대상’으로 지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채권단과 추가 지원에 대한 합의에 실패할 경우 신용도는 (지금의 ‘B’ 등급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지그마르 가브리엘 부총리는 “그리스 부채 감면은 상상할 수 없다”며 “그리스가 구제금융의 긴축 조건을 벗어나려면 스스로 그에 따른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프랑스 정부도 이날 “그리스의 지속가능한 경제가 채무 탕감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스 채권단의 일원인 국제통화기금(IMF)의 최대 출자국인 미국도 28일 “그리스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은 “유럽의 지도자들이 그리스가 (구제금융의 조건인) 개혁 약속을 존중하면서 유로존에 남아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그리스를 에둘러 압박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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