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행·보증 증권 담보 불인정”
그리스 “부정적 영향 없을 것” 진화
이달말 1차분 상환 시한 관심 고조
그리스 “부정적 영향 없을 것” 진화
이달말 1차분 상환 시한 관심 고조
유럽중앙은행(ECB)이 4일 그리스 국채 매입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유럽연합 채권단이 ‘부채 탕감’과 ‘구제금융 재협상’을 요구하는 그리스에 대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최근 “구제금융 채권단인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는 썩은 조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유럽중앙은행 집행위원회는 4일 보도자료를 내어 “그리스 정부가 발행하거나 보증하는 유가증권의 담보 인정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한 유로화 자금 대출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번 대출 중지 조처는 현행 유로 시스템 규정에 따른 것으로, 지금으로선 (그리스와의) 구제금융 재검토가 성공적인 결과를 낼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은 그러나 “그리스 국채 담보 중지가 그리스 금융기관들의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처는 오는 11일부터 시행된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유럽중앙은행의 결정이 그리스 금융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조처로, 그리스 은행들은 유로화 긴급 자금을 조달하려면 그렇잖아도 쪼들리는 자국의 중앙은행에 의존하거나, 국채 대신 다른 자산을 유럽중앙은행에 담보로 맡겨야 한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그리스 국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리스는 이달 말 구제금융 1차분의 5년 만기 상환 시한을 앞두고 있다.
그리스 경제지 <카티메리니>는 “유럽중앙은행이 그리스 정부에 경고사격을 했다”며 “(이번 조처는) 그리스 은행들이 앞으로 유럽중앙은행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받기 위해선 더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4일 유럽중앙은행 집행위원회와 면담한 데 이어, 5일에는 독일로 건너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협상한다.
조일준 기자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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