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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병원 실수로 ‘뒤바뀐 아이’…프랑스 법원, 23억원 배상 판결

등록 2015-02-11 19:53수정 2015-02-12 14:19

10일 프랑스 동남부 그라스에서 마농 세라노(왼쪽)가 어머니 소피 세라노에게 키스하고 있다. 이날 그라스 지방법원은 1994년 출생 직후 병원의 실수로 부모가 바뀐 두 사람과 그 부모 형제들에게 병원이 모두 188만유로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라스/AP 연합뉴스
10일 프랑스 동남부 그라스에서 마농 세라노(왼쪽)가 어머니 소피 세라노에게 키스하고 있다. 이날 그라스 지방법원은 1994년 출생 직후 병원의 실수로 부모가 바뀐 두 사람과 그 부모 형제들에게 병원이 모두 188만유로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라스/AP 연합뉴스
21년 전 병원의 실수로 아기가 바뀐 프랑스의 두 가족이 모두 188만유로(23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배상받게 됐다.

프랑스 그라스 지방법원은 10일 두 가족의 아이를 바꾼 병원에 대해 이제 성인이 된 두 피해 여성에게 각각 40만유로, 양가 부모와 형제자매에게 모두 108만유로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이는 피해 가족들이 요구했던 1200만유로보다는 훨씬 적지만 프랑스에서는 유례없이 높은 배상액이다.

사건은 프랑스 칸의 한 병원에서 소피 세라노(38)가 첫 아기를 낳은 1994년 7월4일 시작됐다. 소피의 딸이 황달에 시달리자 의사가 딸을 인큐베이터에 넣었는데 거기에는 이미 다른 여자아기가 있었다. 당시 병원에는 황달을 앓고 있는 신생아가 3명 있었는데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는 2대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조 간호사가 무심코 둘의 자리를 바꾸면서 이들의 운명이 바뀌었다. 당시 소피는 “아이의 머리카락이 갑자기 길어졌다”며 의문을 제기했지만, 병원에선 “조명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안심시켰고 소피는 나중에 아기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마농’이라고 이름붙인 아기가 클 수록 외모가 부부를 닮지 않았다. 소피 부부는 10년이 지난 뒤 친자 확인 검사를 했고, 부모와 유전자가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소피와 남편은 친딸을 키우는 가족을 찾아 만나게 됐지만, 두 가족은 아이를 다시 바꾸지 않기로 했으며 그 뒤 거리를 두고 연락도 하지 않았다.

마농은 지난해 12월 비공개 재판에서 “낯선 사람이 나의 생물학적 친모라며 내 앞에 서 있었는데 그것은 매우 당혹스런 순간이었다”라고 처음 친엄마를 만났을 때를 회상했다. 소피 역시 “우리 두 가족은 매우 힘들었고 비통했지만 각자의 길을 갔으며 그것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농과 우리는 서로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됐고, 서로를 잃을까 두려워 했다”며 “가족이라고 느끼기 위해 피로 맺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뒤바뀐 아기 사건과 관련된 또 다른 가족은 익명을 원해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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