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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30 18:39 수정 : 2005.09.30 18:39

파지오

‘직권남용 의혹’ 정치적 힘겨루기로
“유로권 악영향’ 총리도 사임압박

중앙은행 총재의 직권남용 의혹과 퇴진을 둘러싼 이른바 ‘도청 스캔들’이 이탈리아 정가를 몇달째 뒤흔들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안토니오 파지오(사진) 중앙은행 총재가 은행 인수합병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에 대해 조만간 정식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29일 <로이터통신>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검찰의 이런 방침은 중앙은행 이사회가 파지오 총재에 대한 신임 의사를 밝힌지 불과 몇시간 뒤에 나온 것이다.

파지오 총재는 올봄 자신의 친구가 행장인 포폴라레이탈리아나(BPI) 은행이 안톤베테나 은행을 인수하도록 힘을 썼다는 대화가 담긴 도청 내용이 지난 7월 폭로된 뒤 정부 당국의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집권 연정 파트너인 북부동맹의 지지와 유럽연합이 규정한 중앙은행의 독립성 규정 등을 방패 삼아 퇴진을 거부했고, 사태는 정부와 중앙은행간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졌다. 지난 22일에는 그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해 온 메니코 시니스칼코 재무장관이 항의성 사퇴를 했다. 파지오는 1993년 종신직인 총재직에 취임한 뒤 유럽통화동맹(EMU)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잦은 마찰을 빚었다.

그동안 연정 파트너의 눈치를 살피느라 어정쩡한 태도를 보여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파지오 총재의 앙숙인 줄리오 트레몬티 부총리를 후임 재무장관에 임명함으로써 그의 사임을 기정사실화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탈리아가 유로권 국가중에서 가장 큰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경제 수장들의 힘겨루기가 끼칠 악영향을 조기에 수습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이번 검찰의 수사 착수는 파지오 총재의 사임이 임박했다는 신호라고 외신들은 평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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