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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체포된 ‘넴초프 암살’ 용의자 모두 체첸계…‘이슬람주의에 덤터기’ 의혹

등록 2015-03-09 19:56수정 2015-03-09 21:14

살인 혐의로 2명 구속기소·3명 조사중
법원 “자백·증거 등 범죄 연루 확인”
러시아 수사당국이 8일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지난달 27일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를 살해한 혐의로 2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넴초프 살해 사건에 가담한 혐의자들이 모두 체첸공화국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 집권층이 이슬람주의 세력한테 혐의를 뒤집어 씌우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수사당국에 체포된 5명 가운데 자우르 다다예프(사진 왼쪽)와 안조르 구바셰프는 직접 총격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전직 경찰관인 다다예프는 법원에서 혐의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범행을 자백했으나, 범행 경위에 대한 물음에는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공정한 재판만을 요구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은 전했다. 나탈리야 무시니코바 판사는 “다다예프의 자백 외에도 확보된 모든 증거들로 미루어 다다예프의 범죄 연루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정부 수반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자우르 (다다예프)를 아는 모든 사람은 그가 독실한 무슬림이라고 확신한다”며 “다른 무슬림처럼 그도 넴초프가 프랑스 시사주간 <샤를리 에브도>의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옹호하는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넴초프가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 12명이 숨진 <샤를리 에브도>를 옹호한 탓에 살해당했으며, 조직적 범행은 아니라는 주장을 넌지시 흘린 것이다. 카디로프는 한때 체첸의 반러시아 분리독립 반군 지도자였으나 지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한 확고한 친러주의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넴초프의 동료들은 수사당국이 단지 방아쇠를 당긴 사람이 아니라 넴초프 살해를 기획한 배후세력을 밝혀내지 않는다면 수사결과에 만족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당국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겠다는 뜻이다.

러시아에선 반체제 인사들과 정적에 대한 암살의 역사가 뿌리 깊다. 2000년 푸틴이 집권한 뒤로도 정치인 세르게이 유셴코프(2003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와 전 정보요원 알렉산더 리트비넨코(2006년), 신흥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2013년) 등이 암살됐다. 러시아 당국이 발표한 범인들의 상당수는 체첸이나 북부 코카서스 출신이었다. 러시아 야권과 서방에선 러시아 집권세력의 공작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배후가 드러난 적은 한번도 없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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