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폴란드 대선에서 당선된 안드레이 두다(43·법과 정의당) 후보가 수도 바르샤바에서 지지자들에게 ‘승리의 브이(V)’를 그려 보이고 있다. 바르샤바/EPA 연합뉴스
24일 치러진 폴란드 대선 결선에서 중도보수 야당인 ‘법과 정의당’의 안제이 두다(43) 후보가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 과도한 친유럽 노선과 대러시아 강경책이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집권당의 부패 추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두다 후보가 53%를 얻어 재선에 나선 코모로프스키 후보(47%)를 앞섰다고 <폴스키 라디오>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지지자들에게 “선거 결과를 존중하며, 두다 후보가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두다 후보는 “내게 투표한 이들은 ‘변화’에 투표한 것”이라며 “모두 함께 폴란드를 바꿔갈 수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런 결과를 최종 확인하면, 두다 당선자는 폴란드 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두다 당선자는 남부 크라쿠프 출신의 변호사로, 2006년에 1년간 법무차관을 지냈고 지난해 선거에서 당선해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게 그나마 알려진 공직 경력의 전부다. 폴란드 유권자들이 무명에 가까운 정치 신인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것은 경제성장의 결실이 아래로까지 흘러내리지 않는데다 집권당의 부패 추문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코모로프스키 대통령이 미사일방어 체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대러시아 강경책을 펴면서 러시아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결과는 올가을 총선을 앞둔 에바 코파치 총리에게도 경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파치 총리는 코모로프스키 대통령과 같은 집권당인 시민플랫폼 소속이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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