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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미, 발트3국에 탱크 등 중화기 비축

등록 2015-06-14 20:22수정 2015-06-14 20:59

‘옛 소련 영향권’ 동유럽 나토국에
상시 배치는 처음…러에 강력 경고
미국이 옛 소련의 자치공화국이었던 발트해 3국을 포함한 동유럽 국가에 탱크 등 중화기를 미리 비축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이 소련의 공식 세력권이었던 동유럽의 신입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에 중화기를 상시 배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발트해 및 동유럽 국가에 5000여명의 미군이 사용하는 탱크와 보병 전투차량 등 중화기 비축을 준비 중이라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토 회원국을 방위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장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평했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군사동맹인 나토가 2004년 발트해 3국인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까지 확장된 뒤에도, 미국과 동맹국들은 과거 소련의 영향권이던 동유럽 지역에 군사장비의 영구 배치를 피해왔다. 나토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미국 터프츠대의 플레처외교대학원장은 “이는 아주 의미있는 정책 변화다”라고 짚었다.

발트해 국가 등에 중화기를 미리 배치하자는 정책은 앞서도 논의됐으나, 1997년 나토와 러시아 사이에 맺은 ‘협력과 안보에 관한 상호관계 조약’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러시아 쪽의 반발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 이 조약에서 나토는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들에 “실질적인 전투력의 추가적인 상시 주둔”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조약은 또 “나토와 러시아는 상대를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토 안에서는 최근 크림반도 합병 등 점증하는 러시아의 공격적 행위가 이 조약을 실질적으로 고려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는 3000~5000명 병력의 여단을 무장시키기에 충분한 무기들을 동유럽 동맹국들의 기지에 비축할 방침이다. 특히, 약 150명 정도의 중대 병력을 무장할 무기들을 러시아의 핵심 지역과 국경을 맞댄 발트해 3국에 각각 배치할 계획도 있다. 중대 또는 750여명의 대대 병력을 무장할 무기들을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헝가리에도 비축·배치할 예정이다.

무기 등 군사장비의 선제적 배치는 미군한테 시간과 돈, 자원을 절약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군은 유럽 현지훈련 때마다 장비들을 유럽으로 수송한 뒤 다시 철수시키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미군은 유럽 현지에 적합한 여단 병력의 무장으로 약 250대의 M1-A2 탱크와 브래들리 전투차량 등을 포함한 1200대의 차량과 곡사포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뒤 미 육군은 독일의 그라펜뵈어 및 다른 기지 등에 비축한 장비 규모를 대대급에서 여단급으로 격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군은 육군 제3보병사단 소속의 대대급 부대를 유럽에 정기적으로 순환 파견해 현지의 무기와 장비를 사용해 훈련시키고 있다. 미 국방부는 무기 등 장비를 동유럽 쪽으로 전진배치시키기 전에 독일 등지에 배치된 장비들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유럽 쪽에 선제적인 무기 비축은 미국의 개입에 대한 신뢰의 징표로 작용할 것이며, 1961년 베를린 위기 뒤 미국이 배치했던 ‘베를린여단’이 수행했던 것과 같은 억지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리 배치되는’ 무기들은 1990년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축출한 미국과 연합군이 그 이후 쿠웨이트에 유지했던 무기량과 유사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동유럽 무기배치 정책 실현에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과 백악관의 승인이 남아있으나, 이달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국방장관 회의 전에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국방부 고위관리들이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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