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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체 게바라 티셔츠 입던 ‘젊은 좌파’ 치프라스는 어디에

등록 2015-07-22 20:17수정 2015-07-22 20:48

긴축안 수용·뒤이어 내각 개편…
시리자 일부 지지자에겐 충격적
시민 다수는 지지…‘총리 적합’ 68%
“본격 긴축땐 지지도 시험대” 전망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지난 1월25일 밤 그리스 총선에서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을 승리로 이끈 41살의 당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외쳤다. “그리스는 재앙적인 긴축정책을 뒤로하고 나아갈 것이다. 두려움과 권위주의도, 5년간의 굴욕과 고통도 뒤로할 것이다” 국제채권단의 긴축정책을 더이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이제 젊은 좌파 치프라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는 강경한 긴축안을 받아들이며 국제채권단과의 지리한 구제금융 협상을 일단락했고, 이에 반대한 에너지장관을 교체하는 등 내각 개편을 단행했다. 의회에서 구제금융안에 대한 반대가 이어진다면 조기 총선도 불사하겠다는 엄포도 놨다. <뉴욕 타임스>는 치프라스 총리가 여전히 권위의 상징인 넥타이는 거부하지만, 다른 부분들에서는 ‘주류’로 많이 다가섰다고 짚었다.

치프라스의 변신은 시리자의 일부 지지자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최근 한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치프라스 총리는 국제채권단의 요구와 상관없이 일부 연금 개혁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45~50살에 정년퇴임을 하는 게 진보적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를 지켜본 그리스의 좌파 언론인 아리스 하지스테파누는 “체 게바라 티셔츠를 입던 그는 이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치프라스 총리가 젊은 이상을 망각한 게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몇달 전까지 아테네에 있는 시리자 당사의 치프라스 집무실 앞에는 쿠바 혁명의 상징인 체 게바라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하지만 그리스 시민 다수는 치프라스의 변신은 ‘무죄’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그리스에 필요한 변신이라는 것이다. 미디어 전문가인 요르고스 플리오스는 “치프라스는 정치인으로서 굉장한 장점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는 개혁과 사회 정의를 동시에 말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일간 <토 비마>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도 호의적이었다. 응답자의 68%는 치프라스를 총리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꼽았다. 그리스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아직 치프라스의 인기를 단정짓기는 이르지만 “사람들은 ‘적어도 치프라스는 싸우기라고 했다’고 말한다”고 <에이피>(AP) 통신에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긴축안에 따른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면 치프라스의 지지도도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15일 <그리스방송공사>(ERT)에 출연해 “내게 많은 혐의를 씌울 수 있다. 가령 내가 유럽을 이길 수 있다거나, 정의의 힘이 은행과 자본의 힘을 이길 수 있다는 환상을 가졌다고 탓할 수 있다. 하지만 내게 그리스 시민들을 속였다는 혐의는 씌울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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