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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영국인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의 안락사 선택 ‘파문’

등록 2015-08-03 18:53수정 2015-08-03 22:42

75살 지병없던 질 패로 스위스로
“늙는 것 끔찍하다” 마지막 인터뷰
질 패로 씨.
질 패로 씨.
간호사 출신의 건강한 70대 영국 여성이 “늙는 것이 끔찍하다”며 안락사를 택했다.

2일(현지시각) <텔레그래프> 등 영국 일간지는 별다른 지병 없이 건강한 상태이던 런던 북부의 질 패로(75)가 지난달 21일 스위스의 한 안락사 지원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패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 간호사 출신으로, 노인 돌보는 법에 대한 책을 두 권 집필하기도 했는데, 일터에서 수많은 노인들을 보면서 이런 말년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죽기 직전 그는 <선데이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평생 나이 든 사람들을 돌보면서 항상 ‘난 늙지 않겠다. 늙는 것은 재미없다’고 생각해왔다”며 “(늙는다는 것은) 암울하고 슬프다. 대체로 끔찍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이제 막 언덕 꼭대기에 올랐다는 것을 안다. 앞으로 더는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보행기로 길을 막는 늙은이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두 달 전 자신의 블로그에서도 죽음을 결심한 이유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70살이 될 때까지 난 매우 건강하다고 느꼈고, 원하는 어떤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으며, 여전히 바쁘고 쓸모 있다고 느꼈다”며 “그러나 대상포진을 심하게 앓고 난 뒤부터 모든 게 바뀌었다. 비록 지금 건강하지만 내 삶이 다했고 죽을 준비가 됐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패로는 스위스로 가기 전 두 자녀에게 자신의 결심을 알렸고, 스위스에는 남편과 동행해 라인강변에서 조용히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장례식 준비도 스스로 모두 마쳤다. 마지막을 함께한 남편 존은 “질은 몇 년 동안 이를 준비했다”며 “분위기를 너무 감정적이거나 무겁게 만들어서 마지막 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락사가 금지된 영국에서는 최근 안락사가 허용된 스위스로 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2008~12년 스위스에서 안락사한 611명 가운데 20%는 영국인이라고 전했다. 지난 5월에도 영국의 50대 암 환자가 스위스에서 안락사해 영국 내 안락사 논쟁이 가열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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