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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침몰 직전 구조된 난민선…화물칸엔 오물 범벅·주검 40구 겹겹

등록 2015-08-16 20:39수정 2015-08-17 09:06

길이 15m 소형 선박서 312명 구해
구조 함장 “배기가스 질식사” 추정
침몰 직전에 구조된 난민선에서 40여명의 난민들이 선박 엔진의 배기가스에 질식돼 숨진 채 발견됐다.

15일 새벽 이탈리아 해군 헬기는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밀항하려던 난민선이 과잉선적으로 침몰하기 시작한 현장을 포착했다. 이탈리아 해군은 경비함을 급파해 구조에 나섰고, 트위터를 통해 “구조작전이 진행 중이다. 수많은 난민들을 구출했으며, 최소 40명이 숨져 있었다”고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을 인용해 “사망자들은 선박의 갑판 아래 화물창에서 발견됐으며 질식사한 게 명백하다”고 전했다. 구조작전을 벌였던 이탈리아 경비함의 마시모 토치 함장은 “매우 가슴 아픈 장면에 맞닥뜨렸다. 주검들이 바닥에 겹겹이 쌓여있었으며,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 같았다. 첫눈에 봤을 때 외상이나 익사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구조 당시 주검들은 선박 밑바닥 화물창에서 물과 디젤연료, 배설물 등으로 뒤범벅된 오물더미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구조대는 이 선박에서 45명의 여성과 3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312명의 난민을 구조해, 유럽연합(EU)의 이주난민 대응기구인 프론텍스 소속 노르웨이 선박으로 인계했다. 길이가 15미터 정도인 소형 선박에 무려 350여명의 난민이 옴쭉달싹도 못할 만큼 빽빽하게 올라탔던 것이다. 이처럼 위험천만한 밀항은 기아와 분쟁을 피해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과, 이들을 이용해 한몫 잡으려는 브로커들의 속셈이 맞아떨어지면서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특히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충분한 뱃삯을 지불하지 못한 난민들을 선박 밑바닥의 화물칸에 가둬놓기 일쑤다. 콩나물 시루 같은 난민선에도 등급이 구분되는 셈이다. 비좁은 공간에 갇힌 이들은 배가 전복될 경우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하기 십상인데다, 디젤 엔진이 내뿜는 배기가스에 질식하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주로 사하라 이남 블랙아프리카 지역의 가난한 난민들이 그렇다.

유럽연합은 올해 들어서만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밀려온 난민이 25만명에 이르며, 이 과정에서 최소 20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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