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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딸한테 쫓겨난 르펜 국민전선 창설자…다수결로 제명 당해

등록 2015-08-21 19:53수정 2015-08-21 20:07

집행위, 반유대주의 이미지 탈피 위해 출당 결정
차기 대권 노리는 딸 마린 대표에게 힘 실어주기
르펜 “‘2017년 대선에서 딸에게 투표 안해” 분통
(왼쪽부터) 마린 르펜, 장 마리 르펜
(왼쪽부터) 마린 르펜, 장 마리 르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당 창설자인 장 마리 르펜(87) 명예대표를 출당시켰다. 국민전선이 갖고 있는 반유대주의 이미지를 벗고 차기 대권을 노리는 딸 마린 르펜(46) 대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20일 열린 국민전선 집행위원회는 3시간 동안 르펜과 질의응답 끝에 다수결로 그의 제명을 결정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르펜은 소송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르펜은 “정치인으로서 내 의견을 표현했을 뿐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출당 결정에 대한 “분노”와 “비통함”을 드러냈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딸과의 관계를 입증하듯 르펜은 16일 한 지역언론에 ‘2017년 대선에서 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르펜 자신이 세우고 40년 가까이 이끈 당에서 쫓겨난 데에는 지난 4월 인터뷰에서 내뱉은 발언들이 결정적 구실을 했다. 그는 당시 “(나치의) 가스실은 2차 세계대전 역사의 일부”라며 “백인 세상”을 구하기 위해 프랑스가 러시아와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도마에 올랐다. 1972년 국민전선을 창당한 르펜은 백인우월주의 발언과 유대인 비하 발언으로 평생 논란을 일으켜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발언으로 딸은 아버지와의 ‘정치적 결별’을 선언하는 등 갈등이 증폭됐다.

르펜 대표는 지난 5월 당 특별회의를 소집해 아버지의 당원 자격을 정지시켰으나, 아버지는 법원에서 당원 자격을 인정받고 활동을 계속해왔다. 지난달에도 르펜 대표는 당 활동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94%의 찬성으로 아버지의 명예대표직을 박탈하려고 했으나, 이 역시 법원에서 취소됐다. 출당 결정은 국민전선의 ‘골칫거리’ 르펜을 당에서 쫓아내기 위한 수차례의 시도 끝에 이뤄진 것이다.

2011년 아버지한테서 국민전선 대표직을 넘겨받은 딸은 줄곳 아버지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이끄는 국민전선은 유럽연합 반대, 반이주자 정책을 내세워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25%의 특표율을 얻어 프랑스 정당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그는 최근 올 12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국민전선이 영향력을 높여온 프랑스 북동부의 노드파드칼레피카르디 후보로 출마 선언을 했는데, 프랑스 언론은 2017년 대선에 앞서 그가 자신의 경쟁력을 시험하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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