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로의 대량 난민 유입이 또 한번의 경제 기적을 일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의 디터 체체 최고경영자는 14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이민자들이 위험하지 않으며, 오히려 독일 경제에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고 <유로뉴스>가 전했다. 체체는 앞서 13일 발간된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도 1950~60년대에 수백만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독일의 전후 경제부흥에 기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주 난민의 대다수는 젊고, 기술력과 교육 수준이 높으며, 의욕도 크다. 바로 지금 우리가 찾고 있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 내 시리아 난민 수용시설에 채용담당자를 보내고, 본사가 있는 슈투트가르트에선 난민들에게 주거지를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독일에 온 난민들을 환영하는 그룹엔 마음 따뜻한 시민들 뿐 아니라 독일 재계도 포함돼 있다. 난민과 이주자들이 독일의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대다수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독일도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탓에 산업계의 노동력 충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독일 노동시장과직업연구소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15년 현재 4500만명인 독일의 경제활동 인구가 2030년엔 3650만명, 2050년엔 2780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지금의 이주자 유입 추세와 여성 및 고량층의 노동 참가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2050년까지 800만명의 경제활동 인구가 즐어들 것으로 봤다. 앞서 지난 3월 독일 싱크탱크인 베텔스만 재단도 인구구조 전망 보고서를 내어 “이같은 격차는 이주민 없이는 좁혀질 수 없다”며,노동력 수요를 충당하려면 유럽연합 역외에서 매년 50만명의 이주자가 들어올 필요가 있다고 추산했다.
다임러의 경쟁사인 폴크스바겐의 마르틴 빈테코른 최고경영자도 <블룸버그>에 “(채용에) 적격인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기술력이 높은 이들에게 일자리를, 그렇지 않은 난민들에겐 직업훈련을 제공할 기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건 우리가 난민 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리아 난민들을 노동시장으로 흡수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데카방크의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티안 퇴트만은 “독일은 이민자들이 매우 필요하다”면서도 “시리아 난민은 맨 처음엔 경제적 이유로 온 게 아니며 향후 몇년은 구체적인 삶의 계획도 없는 만큼, 그들의 사회통합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말하는 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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