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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코빈 “총리 되면 핵무기 안 쓰겠다” 발언에 정계 ‘부글’

등록 2015-10-01 20:03수정 2015-10-01 22:25

핵무기 보유·사용 “비도덕적” 비판
“왜 5개국은 핵무기 필요한가” 반문
178조 투자 신형 핵잠 계획도 제동
보수당 물론 노동당쪽도 코빈 비판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신임 대표.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신임 대표.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신임 대표가 자신이 총리가 되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영국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코빈 대표는 30일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총리로서 핵무기 사용을 승인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더이상 냉전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며 “나는 핵무기 사용에 반대한다. 핵무기 보유에도 반대한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보고 싶으며, 그것은 가능하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핵무기의 보유 또는 사용은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보유한 수백기의 핵무기들이 9·11 테러 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문제는 개인들에 의한 비이성적 위협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영국에선 오랫동안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트라이던트 핵잠수함의 현대화 계획 추진을 놓고 논란이 벌어져 왔다. 보수당 정부는 2028년께 퇴역이 예상되는 핵잠수함 4척을 대체하는 신형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해왔다. 이 잠수함은 16기의 트라이던트 탄도미사일을 장착해 트라이던트 잠수함으로 불린다. 영국 의회는 내년에 이 사업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코빈 대표는 “트라이던트 현대화에 1000억파운드(약 178조원)를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187개국은 자국 안보를 위해 핵무기 보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왜 5개국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에 속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상 국제적으로 핵무기 보유가 용인되는 5개국 중 하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비롯한 보수당 쪽은 발끈하고 나섰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핵 억지력은 매우 위험한 세상에서 우리나라 안보를 위한 핵심적 보험”이라며 “코빈 대표의 발언은 노동당이 국가안보 정책에서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동당도 지금까지 트라이던트 현대화 계획에 찬성을 해온 터라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당 예비내각에서 국방장관을 맡고 있는 마리아 이글 의원은 코빈의 발언이 노동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내무장관을 맡고 있는 앤디 번햄 의원은 “노동당이 트라이던트 폐기를 결정한다면 예비내각에 머무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코빈 대표는 29일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자신이 59%의 지지로 변화를 위한 소명을 부여받았다면서 “좀더 친절하고 배려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영국민들은 주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며 “부정의를 받아들이지 말고, 편견에 맞서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10만채의 임대주택 건설, 자영업자들에게 출산휴가(남녀 모두) 제공, 철도 국유화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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