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보다 재협상 노렸는데
메르켈에 “잔류 도와달라” 촉구
메르켈에 “잔류 도와달라” 촉구
영국 내의 헤지펀드 등 금융업계 일부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운동에 재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혀, 보수당 정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를 주장하는 쪽은 10일 영국 보수진영의 대표 인물이자 의류유통업체 막스앤스펜서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스튜어트 로즈 경이 유럽연합 잔류를 위한 범정당운동의 대표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인 캠페인’(잔류 운동)라는 명칭의 이 단체는 12일 공식 출범한다. 앞서 8일에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운동 단체인 ‘보우트 리브’(탈퇴 투표)가 공식 출범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정부는 지난 총선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 여부를 놓고 유럽연합과 재협상을 벌이겠다며, 2017년 말께 이를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은 유럽연합 탈퇴에 무게를 둔 것이라기보다는, 유럽연합의 난민정책이나 각종 금융규제 완화 등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금융계에서 브렉시트를 적극 주장하며 재정적 기여에 앞장서자, 보수당 정부는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런던의 대표적인 헤지펀드 운영자 중의 하나인 크리스핀 오데이는 ‘보우트 리브’에 대한 지지를 공식 표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헤지펀드 업계는 단호히 반유럽연합”이라고 전했다.
캐머런 총리는 9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영국이 유럽연합에 잔류할 수 있도록 독일이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이 요구하는 금융규제 완화 등을 유럽연합이 수용해줘야지, 자신의 정부가 런던 금융가를 설득해 영국의 잔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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