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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럽 ‘조류독감 치료제 확보’ 줄다리기

등록 2005-10-18 18:09수정 2005-10-18 18:09

터키 이어 그리스까지 바이러스 감염 타미플루 특허권 개방 등 요구…로슈사 “협의 용의”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유럽의 동쪽끝 터키에서 확인된 지 나흘 만에 유럽 본토를 직접 위협하고 있다. 17일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선 처음으로 그리스에서 확인된 데 이어, 발칸반도에 위치한 마케도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도 가금류가 집단 폐사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급속한 전파력이 재확인되면서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 확보 다툼이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공포의 감염’을 우려하고 나섰다.

공포의 감염=그리스 영토인 에게해의 키오스섬에서 발견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인체에 전염될 수 있는 H5N1형과 유사한 H5형으로 밝혀졌다. 유럽연합은 검사 결과에 따라 키오스섬 가금류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다. 마케도니아와 크로아티아 보건당국도 폐사한 가금류를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유럽연합 2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18일 룩셈부르크에서 긴급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스코틀랜드는 이날부터 비상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필립 토드 유럽연합 보건담당 집행위원 대변인은 “많은 회원국들이 전체 인구의 25%에 투약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라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타미플루 비축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는 조류독감에 대한 대비가 공포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 기구의 전염병 담당 마이클 라이언 박사는 “우리는 각국 정부가 타미플루를 충분히 비축하기를 바라지만, 현재로선 일반인들이 이 약을 먹어야 할 아무런 징후가 없다”고 강조했다.

타미플루 특허 논란=각국이 타미플루 비축에 나서면서 이 약의 제조 특허를 개방하라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한스 호게르차일 세계보건기구 필수의약품 국장 대리는 “항바이러스제 제조사들이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특허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가난한 나라들도 항바이러스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할 것”이라며 “여기에 제약사의 특허권이 장애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찰스 슈머 미국 상원의원은 17일 성명을 내어 “제약사들이 특허권을 포기하고 정당한 보상을 추구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제조사인 로슈는 다른 제약사들이 지금부터 타미플루 생산에 들어가도 공정이 복잡해 출시까진 3년이 걸린다며 특허 개방 요구를 일축했다. 대신 로슈는 타미플루 생산을 올해와 내년 2배씩 늘리기로 했다.

이에 브라질 정부는 로슈의 독점체제에 맞서 내년부터 독자적으로 조류독감 항바이러스제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저가의 제네릭(특허권 제약 없이 제조할 수 있는 약품) 항바이러스제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인도의 제약사 시플라는 연말까지 이 약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항바이러스제인 ‘릴렌자’를 만드는 글락소는 오스트레일리아 제약사에 이 약의 생산을 허용했다. 글락소는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이 약을 만들어왔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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