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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난민에 따뜻한 손…그리스 섬주민에 노벨평화상을”

등록 2016-01-25 19:52수정 2016-01-25 20:51

사상 최초로 ‘평범한 섬사람들’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다. 유럽 난민 위기의 최전선에서 난민을 맞는 그리스 섬의 주민들이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는 난민을 구하기 위해 생업을 접고 바다로 나선 어부들과 매일 빵을 싣고 항구로 나가는 상인, 자기 집을 기꺼이 난민들에게 열어준 가족이 포함된다.

생업 접고 바다로 나선 어부들
매일 빵 싣고 항구로 나가는 상인
자기 집 기꺼이 열어준 가족…
‘평범한 섬’ 사람들 후보자격 마땅

유명대학 학자들, 추천서 제출 예정
그리스 정부 전폭 지원도 약속받아
온라인서도 ‘평화상’ 청원 뜨거워
“섬주민들 인류애 세계의 본보기”

<가디언>은 옥스퍼드, 프린스턴, 하버드, 코넬, 코펜하겐 대학의 유명 학자들이 “레스보스와 코스, 키오스, 사모스, 레로스, 로도스 섬사람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해야 한다”는 추천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24일 보도했다. 노벨상 후보 추천 마감은 2월1일로, 교수들의 추천서가 아직 접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이미 그리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았으며, 곧 추천 참여자 명단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교수들이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이 난민 위기라는 비극에 공감과 자기희생으로 답했다”며, 노벨위원회에 추천을 수락해달라고 청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노벨위원회는 세계 1000여명의 전문가들에게 평화상 후보자 추천을 받아, 후보 선정 작업을 한다.

온라인에서도 그리스 섬사람들에게 평화상을 줘야 한다는 청원이 뜨겁다. 국제 풀뿌리운동 단체 아바즈(avaaz.org) 사이트에는 그리스 섬사람들을 평화상 후보로 추천한다는 청원이 3개 이상 진행되고 있다. 25일 오후까지 30만명이 청원에 서명했다. 이들은 “그리스 섬의 평범한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수개월 동안 유럽 난민 위기의 최전선에서 전쟁과 테러를 피해 떠나온 수십만명에게 마음과 집을 열어줬다”며 “그들의 연민과 용기는 인류애로 위험에 빠진 이들을 보듬으며 세계에 본보기가 됐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레스보스 섬 사람들을 콕 짚어 평화상 추천을 한 청원도 1만414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유럽에 도착한 100만여명의 난민 가운데 90만명 가까이가 그리스를 통해 유입됐다. 그중 59%가 터키 해안에서 10여㎞ 떨어진 레스보스 섬을 거쳐갔다. 8만8000명이 거주하는 이 섬의 해안가에 지난 1년 동안 52만6000여명이 발을 디뎠다. 끝없는 난민들의 행렬에 손사래를 칠 법도 한데, 따뜻하게 이들을 보듬은 섬사람들이 세계인들의 가슴을 적신 것이다.

유엔난민기구가 소개한 ‘평범한 영웅들’ 중에는 길가에 난민 휴식처를 마련해 4개월간 1만2000여명을 도운 젊은 부부가 있다. 매일 항구로 나가 갓 구운 빵을 나눠주는 코스 섬의 할아버지도 있다. 레스보스에 사는 세명의 할머니가 시리아 난민 아기를 품에 안고 진정시키며 수유하는 사진과 영상은 지난해 가을 그리스 온라인을 달궜다. 레로스 섬의 퇴직한 판사 마티나 카치벨리(61)는 외지인들의 노벨평화상 추천 움직임을 환영한다면서도 “우리가 돕는 사람들의 웃음으로 보상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바즈에 소속된 한 그리스 활동가는 “이곳 사람들은 (유럽) 정부들이 위기 상황임을 인정조차 하지 않았을 때에도 스스로 조직해 난민들을 도왔다”며 “섬 주민들은 인류애가 인종, 국가를 뛰어넘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벨상은 개인이나 단체가 수상 대상이어서 섬사람 전체가 아니라 난민들을 돕기 위해 주민들이 조직한 네트워크 등이 공식 후보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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