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파리 테러 주범 검거…고향집 인근에서 숨어지내

등록 2016-03-20 19:46수정 2016-03-20 19:46

‘유일 생존’ 현장 용의자 압데슬람
벨기에 몰렌베크 아파트에서 체포
“자폭하려 했지만 마음 바꿔” 진술
지난해 파리 테러 때 현장에 있었던 용의자 중 유일하게 도망쳐 살아남았던 살라 압데슬람(26)이 자신의 고향인 벨기에 몰렌베크에서 붙잡혔다. 프랑스 정부는 압데슬람이 파리 테러 실행계획에 관여했기 때문에 그를 조사하면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이들의 범행 모의와 조직 현황 등을 알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벨기에 경찰은 18일 압데슬람을 그의 부모 집에서 5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체포했다. 130명이 희생된 파리 테러가 발생한 지난해 11월 13일 이후 4개월 만이다. 당시 그의 형인 이브라힘을 포함해 테러 현장에 있던 다른 용의자들은 자살폭탄을 터뜨려 자살하거나 경찰에 사살됐지만, 그는 테러 다음날 차를 타고 프랑스 국경을 넘어 유유히 벨기에로 사라졌다. 프랑스 경찰은 당시 그를 검문했지만 그가 용의자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체포하지 못했다.

벨기에 경찰이 지난해 11월 21일 수도 브뤼셀의 모든 지하철 역사를 폐쇄하고 도로를 통제한 뒤 대대적인 테러 용의자 검거 작전을 펼쳤을 때도 그는 체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가 파리 테러를 지시한 이슬람국가(IS) 본거지인 시리아로 이미 달아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벨기에 경찰이 압데슬람을 체포한 계기는 지난 15일 브뤼셀 안의 포레스트 지역에 있는 아파트를 급습하면서다. 경찰은 칼리시니코프 소총을 쏘며 저항하는 남성 1명을 사살한 뒤 집안을 수색했다. 더러운 유리잔에서 그의 지문이 나왔다. 그가 시리아가 아니라 브뤼셀 인근에 숨어있다는 증거가 포착되는 순간이었다. 경찰은 몰렌베크를 다시 수색해, 아파트 한 곳을 수상한 곳으로 점찍었다. 이 아파트에서 한꺼번에 다량의 피자가 주문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아파트에 여러 명이 숨어있다고 판단하고 급습했다. 압데슬람은 그를 숨겨준 3명과 함께 그곳에 은닉하고 있었다.

검거 과정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은 압데슬람은 체포 뒤 수사당국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벨기에 수사당국에 “파리 테러 때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자살 폭탄을 터뜨려 죽으려고 했지만 나중에 마음을 바꿨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벨기에 정부에 프랑스가 압데슬람을 조사해 처벌할 수 있도록 신변을 프랑스에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압데슬람은 모로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벨기에에서 태어나 자랐으나 프랑스 국적이다.

파리 테러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프랑스 검사 프랑수아 몰랭은 압데슬람이 “주요 배역을 맡았을 뿐 아니라 테러 실행을 계획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파리 테러를 조직하고 현장에서 지휘한 인물은 프랑스 경찰이 지난해 사살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로 보이지만, 압데슬람은 파리 테러에 쓰인 차량과 숙소 상당수를 예약하는 등 실행을 실제 준비했다.

<뉴욕 타임스>는 19일 프랑스 대테러경찰이 내무부장관에게 보고한 55쪽짜리 파리 테러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는데, 프랑스 정부는 이 보고서에서 밝히지 못한 진실을 압데슬람 조사로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 테러는 이슬람국가가 몇년 전부터 준비한 유럽 테러 계획이었다. 테러범들이 사용한 티에이티피(TATP) 자살 폭탄은 매우 불안정해서 숙련된 사람들이 아니면 만들기 어렵다. 테러범들이 이 폭탄을 광범위하게 사용한 것은 유럽 안에 이를 만드는 공장이 따로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