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동안…555명은 14살 이하
등록 꺼리는데 관리시스템 취약
등록 꺼리는데 관리시스템 취약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10살짜리 꼬마 마흐디 라바니는 지난해 그리스 레스보스섬으로 향하는 배를 기다리던 중 가족을 잃어버렸다. 마흐디를 찾던 가족들은 앞서가던 배가 눈앞에서 가라앉는 것을 목격한 뒤, 마흐디가 물에 빠져 숨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독일에 정착한 가족들은 1년 뒤 독일 적십자사의 도움으로 마흐디가 스위스에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지난 3월 다시 만났다.
유럽으로 가는 여정에서 부모를 잃은 난민 어린이들에게 마흐디의 사례는 꿈같이 들릴지도 모른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12일 독일 내무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지난해 독일에서 실종된 난민 어린이가 5835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 중 555명은 14살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 어린이 대부분은 시리아나 아프간처럼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나라 출신이었다.
부모를 잃은 난민 어린이들이 성노예나 인신매매와 같은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만한 시스템은 부족한 실정이다. 요하네스 딤로트 독일 내무부 대변인은 “정보 수집이 어려워 어린이들의 소재를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고 시인했다. 대부분 난민들은 난민 캠프와 같은 열악한 시설에 가둬질 수도 있다는 공포심 때문에 난민 등록을 꺼린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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