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히스로공항 착륙 시도 여객기, 무인기(드론)로 추정 물체 충돌
승객 132명·승무원 5명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착륙
승객 132명·승무원 5명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착륙
영국 공항에 착륙하려던 여객기가 무인기(드론)로 보이는 물체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드론 스트라이크’(드론과 여객기가 충돌하는 일)에 대한 위험성이 현실화하면서, 드론 운행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은 17일 오후 12시50분께 영국 히스로 공항에 착륙하려던 브리티시항공 A320 여객기의 조종석과 드론으로 보이는 물체가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여객기에는 132명의 승객과 5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으며, 충돌을 알아챈 여객기의 기장은 착륙 직후 경찰에 신고했다.
비행기에 충돌한 물체가 드론으로 확인된다면, 이번 사고는 여객기와 드론이 충돌한 첫번째 사고가 된다. 그동안 드론이 공항 근처를 날며 여객기를 위협하는 일은 많았지만, 여객기와 드론이 직접적으로 충돌한 적은 없었다. 히스로 공항 관계자는 사고 직후 “여객기는 안전하게 착륙했고, 기술자들과 경찰이 이번 사고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공항도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론 스트라이크’가 실제로 발생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 공항 인근에서 드론을 띄우면 최고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또한 400피트(약 122m) 이상의 상공이나 빌딩 근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드론을 날리는 것 역시 금지되어 있다. 영국항공기조종사협회의 스티브 란델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여객기가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드론 사용자들에 대한 더 많은 교육과 강력한 규제 법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드론의 무게는 최소 1.5㎏이기 때문에, 만약 드론이 여객기의 엔진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면 ‘버드 스트라이크’(새와 여객기가 충돌하는 일)보다 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 영국항공기조종사협회는 “버드 스트라이크의 위험성과 관련된 연구는 많았지만, 드론과 관련된 연구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드론 스트라이크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도 영국 히스로 공항에 접근하던 A319기의 조종석으로부터 불과 9m 이내로 소형 무인 헬기가 비행했었고,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이륙해 4000피트 상공에서 날던 B737기에 드론이 5m 이내로 접근해 충돌할 뻔한 사례도 있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